한국은행 보고서…"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중국이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펴면서 한국에 들어와 있는 중국 자본이 빠져나갈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5일 '중국 통화정책의 특징과 3대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이 최근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에서 '안정·중립' 기조로 공식적으로 전환하면서 상대적으로 긴축적 성격이 강해지는 상황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재정정책으로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통화정책 운영에서는 금융안정에 더 유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작년 12월 3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은 새해 통화정책을 온건하고 중립적인 기조로 유지하겠다고 천명했다.
중국이 그동안 경기 회복 지원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에 변화를 준 것은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유입되면서 '버블'(거품) 가능성이 제기됐고 기업부채 급증은 금융안정을 훼손할 개연성이 있다.
부동산 대출 급증으로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작년 6월 기준으로 167.6%나 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 물가가 상승세로 바뀌면서 '디플레이션'(경제 전반에서 물가가 지속해서 떨어지는 현상)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클 때 긴축적 통화정책은 경기를 위축시킬 공산이 크다.
보고서는 중국 통화정책의 변화가 자본시장 개방, 환율 제도 개편 등 금융·외환시장 변화와 함께 진행되면서 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및 금융시장이 중국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윤숙 한은 중국경제팀 과장은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중국 실물경제가 둔화할 경우 우리 기업의 수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 통화정책 기조가 더 긴축적으로 전개되면 국내에 유입된 중국 자본의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환율 압력이 높아질 경우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중국과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나 되고 한국과 중국의 금융시장 간 연계성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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