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이현승·양의지·오재원·허경민·김재호·민병헌·박건우
대표팀에 총 8명 뽑혀 10개 구단 최다…정규리그 체력 저하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시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하면 거짓말이죠. 당연히 있을 텐데, 그게 얼마나 될지는 시즌을 치러봐야 알 것 같아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민병헌은 지난달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된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물론 좋다"면서도 이런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4년 만에 열리는 WBC는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보다 거의 한 달 이른 3월 7일 시작한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선수들은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걸고 WBC에 온 힘을 쏟아부은 뒤 시즌 개막을 맞이한다.
남들보다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민병헌은 "시즌을 치를수록 체력이 떨어지는데, 운동을 빨리 시작하면 더 떨어질 수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KBO리그에 새 왕조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두산은 올해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루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하지만 내심, WBC가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두산은 리그 최강팀답게 WBC 28명 최종 엔트리에 8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투수 장원준·이현승, 포수 양의지, 내야수 오재원·허경민·김재호, 외야수 민병헌·박건우가 그들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단연 가장 많다.
KIA, NC(이상 3명), LG, 한화, 삼성, 롯데, 넥센(이상 2명), SK, kt(이상 1명)와 비교가 안 된다.
메이저리거 투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경찰야구단에 입단한 투수 이대은이 나머지 2명이다.
두산은 1루수 오재일, 좌익수 김재환을 제외한 모든 주전 선수가 WBC에 나선다.
8명의 두산 선수는 한 달 이른 실전 무대를 준비하느라 현재 스프링캠프지인 호주에서 남들보다 몇 배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다.
정근우(한화)의 부상으로 이달 초 갑자기 태극마크를 달게 된 2루수 오재원은 "시즌 개막에 맞춰 준비하고 있었다"며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자마자 '이거 큰일 났다'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염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장원준, 이현승의 부상이 조금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젊은 선수들에게는 WBC가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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