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충주시 최우수상 서향씨 "세상살이 지친 이들에 노래선물 줄 것"
(충주=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데는 노래가 정치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던 정치인 지망생이 우여곡절 끝에 우승 30여 년 만에 첫 음반을 내고 가수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1985년 KBS 전국노래자랑 충북 중원군(현재 충주시와 통합) 편에 출연해 최우수상을 받은 서향(53·여·본명 안계남) 씨가 첫 음반을 내고 오는 4월 15일 출시 기념회를 연다.
서 씨는 당시 우순실의 '잃어버린 우산'을 불러 압도적인 노래 실력으로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이 정식 가수로 데뷔하라고 제안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치인을 꿈꾸던 서 씨는 전공(전자공학)이 적성과 맞지 않아 휴학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터라 가수 제안을 고사해야 했다.
노래자랑에 출연한 지 1년 뒤 무작정 상경해 10년 넘게 학원 강사로 일하며 정계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현실은 생각했던 것만큼 녹록지 않았다.
결국 14년 만에 꿈을 접고 고향인 충주로 내려왔다.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인 서 씨는 한 정수기 업체에 입사해 출근 한 달 만에 전국 판매왕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를 향한 열정은 감출 수 없었다.
2006년 무소속으로 충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하고 말았다.
이 일을 계기로 정치 대신 노래로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을 모아 '파랑새 봉사단'을 조직했다.
노래지도사 1급 자격증도 따고 11년째 양로원과 노인병원, 경로당 등 사회복지시설을 돌며 노래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복지시설 수용자들을 위한 목욕 봉사와 식사 수발도 한다.
그러던 차에 봉사활동 과정에서 만난 충주시 노인전문병원 윤창로 원장과 작곡가 정의송 씨의 권유로 음반을 내게 됐다.
음반에는 윤 원장이 작사·작곡한 '달래강 연가'와 정의송 씨가 리메이크한 '로망' 등 7곡이 실렸다.
서씨는 "제 노래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삶의 희망을 품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따뜻한 노래로 고된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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