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택시가 아닌 자가용 차량으로 승객을 태우고 돈을 받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규제개혁추진회의는 그동안 '흰색 택시'(시로타쿠)로 불리며 금지됐던 자가용 차량의 승객 운송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자가용 차량의 택시 영업은 자가용 차량의 번호판이 흰색이라는 점에서 '흰색 택시'로 불리고 있다. 승객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도로운송법에 의해 금지돼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일본에서 이 같은 방식의 영업이 많지 않은 편이다.
규제개혁회의가 제도 수정을 논의하는 것은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승차 희망자와 승용차 운전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우버는 일본에서는 일부 시골에서만 대중교통이 없는 지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영업은 법에 가로막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용자 편의를 높이기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쟁 격화와 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택시 업계에서는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국토교통성은 흰색 택시의 허용이 이용자 보호의 관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안전 서비스를 위해 사고 등에 대한 책임 소지를 분명히 하고 운전자에 대한 자격을 엄격하게 규정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택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가용 차량의 승객 운송 허용은 그 대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논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정기국회에 흰색 택시를 허용하는 도로운송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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