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는 투혼으로 복귀 후 2연승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45·극동서부)가 세월을 거스른 투혼으로 복귀 2차전에서도 화끈한 승리를 올렸다.
최용수는 5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유라시아(EPBC) 라이트급(61.23㎏ 이하) 실버타이틀 매치(12라운드)에서 필리핀의 넬슨 티남파이(24)를 맞아 10라운드 레프리 스톱 TKO승을 거뒀다.
지난해 4월 16일 나카노 가즈야(일본)와 복귀전에서 8라운드 레프리 스톱 TKO승을 거둔 최용수는 10개월여 만에 치러진 복귀 2차전에서도 또 한 번 통쾌한 승리를 복싱팬들에게 선사했다.
프로복싱에서 은퇴한 지 13년 만에, 잠시 외도했던 격투기를 포함해도 9년 만에 돌아온 최용수는 건재를 보여주는 것 이상의 뭉클한 경기력으로 많은 복싱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최용수는 경기 전 링 코너에서 무릎을 꿇고 잠시 기도를 올렸다. 결의를 다진 최용수는 티남파이를 상대로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 압박이 승리의 열쇠가 됐다.
최용수는 1라운드에서 티남파이에게 잔펀치를 허용하면서도 계속해서 들어갔다.
불혹을 훌쩍 넘긴 최용수는 움직임이 둔했고, 상대 펀치에 대한 반응도 느렸다. 하지만 최용수는 끊임없이 티남파이를 압박했다.
2라운드 들어 왼손 레프트 훅이 적중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최용수는 3라운드에서도 상대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티남파이는 최용수의 투혼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최용수는 티남파이가 주춤한 틈을 놓치지 않고 묵직한 펀치를 안면에 적중시켜 한 차례 다운을 빼앗아냈다.
최용수는 국내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티남파이의 얼굴을 핏빛으로 물들였다.
복귀 목표로 세계 챔피언을 내건 최용수는 준챔피언에 해당하는 EPBC 실버챔피언 타이틀을 발판으로 세계 챔피언 타이틀전까지 올라간다는 계획이다.
최용수의 통산 전적은 31승(20KO) 4패 1무가 됐다.
최용수는 1990년대 한국 프로복싱의 아이콘이었다.
최용수는 1995년 아르헨티나 원정에서 빅토르 우고 파스를 10라운드 KO로 꺾고 세계권투협회(WBA) 슈퍼 페더급(58.97㎏ 이하) 세계 챔피언에 올라 7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2003년 1월 시리몽콜 싱마나삭(태국)에게 패하며 타이틀을 되찾는 데 실패한 최용수는 글러브를 벗고 격투기 선수로 변신했지만 2009년 은퇴를 선언했다.
최용수는 격투기 선수로의 '외도'를 두고두고 후회했다.
"복서가 아닌 K-1 선수로 링을 떠난 점이 아쉬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그는 다시 한 번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로 링에 돌아왔다.
이날 경기는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가 주관하는 'SBS 프로복싱 서바이벌 2017' 시즌 1. 한국 웰터급 최강전 준결승의 메인이벤트로 열렸다.
우승 상금 3천만원이 걸린 웰터급 최강전 준결승에서는 정지수(27·수원태풍)가 최광민(29·프라임)을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꺾었다.
이어 정마루(30·와룡)가 김두협(37·더파이팅)를 1라운드 KO승으로 꺾어 정지수와 정마루의 결승 격돌이 성사됐다.
두 선수는 앞서 16강에서 한 차례 격돌한 바 있다. 당시 대결에서 정지수에게 패한 정마루는 패자부활전을 통해 8강에 올라 결승에서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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