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덴마크·포르투갈 이어 스위스에서도 제작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비꼬는 동영상이 유럽 각국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돼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5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 SRF 방송에 따르면 지난 3일 선보인 '스위스가 두 번째(Switzerland Second)'영상은 사흘째에 유튜브 조회 수 500만을 넘어섰다.
SRF의 심야 토크쇼 '데빌(Deville)'의 사회자인 도미니크 데빌은 방송에서 이미 화제가 된 '네덜란드 세컨드'와 비슷한 풍자 동영상을 선보였다.
이 동영상은 미 대선 기간 쟁점이 된 트럼프의 성희롱 발언을 비꼬듯 '하이디'처럼 차려입은 20대 여성이 다리를 드러내고 알프스 비탈에서 미끄러지는 영상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럽에서 가장 섹시한 스위스를 소개합니다'라고 시작한다.
'멋진 여성도 많다. 우리 기상캐스터를 보라. 그녀의 이름은 산드라 보너다'라며 영어로는 남성의 성기를 뜻할 수도 있는 단어인 보너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 스위스가 1971년까지 여성의 참정권을 허용하지 않는 등 여성의 시민권을 '움켜쥐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에 들 거라는 내용도 있다.
"스위스 국기는 커다란 +기호인데 당신 친구들도 우리 국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백인우월주의를 내세우는 KKK 깃발의 하얀 십자 문양을 보여주기도 한다.
풍자의 수위가 '네덜란드 세컨드'보다 한층 높다.
"스위스에는 둘러봐도 멕시코인이 없다" "유럽연합(EU) 안 좋아하느냐? 우리도 EU 가입국 아니다" "금 좋아하지 않느냐. 우리도 금 많다. 2차대전 때 유대인들이 넘기고 간 금인데 녹여서 판다" 등 양국의 정치, 역사를 풍자하는 내용도 있다.
지난 2일 유튜브에 올라온 '덴마크 세컨드'도 조회 수가 270만을 넘어섰다.
역시 토크쇼에서 선보인 영상은 "네덜란드는 재앙이다. 네덜란드는 잊어라. 덴마크가 두 번째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 영상에도 "자유의 여신상처럼 덴마크에는 '인어공주' 조각상이 있다. 작지만 작지 않다. 트럼프 당신 손처럼 크다"며 트럼프의 성희롱 발언과 인종차별을 비꼬는 내용이 담겼다.
다극화, 세계화를 역행하는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비꼰 영상은 독일, 포르투갈, 벨기에, 리투아니아 등 유럽에서 자국 버전이 심야 토크쇼의 단골 소재가 됐다.
'네덜란드 퍼스트' 동영상은 5일 조회 수가 1천900만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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