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선, 제2도시 리옹서 격돌…르펜공약, 美 트럼프 따라하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 선거판 '극우 포퓰리스트 열풍'의 핵으로 떠오른 마린 르펜(48) 국민전선(FN) 대표는 휴일인 5일 대규모 지방유세로 세몰이에 나섰다.
르펜은 유럽연합(EU)과 국제무역협정 탈퇴, 보호무역주의 등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과 흡사한 144개 대선공약을 발표, 오랜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신음하는 '늙은 프랑스'의 표심을 파고 들었다.
르펜은 주말인 전날부터 이날까지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에서 세몰이를 벌였다. 이날 오후(현지시간)에는 FN 예상 최대 1만명 가량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유세를 펼친다.
그는 전날 유세에서는 "프랑스 국민은 애국주의와 우리의 문명에 대한 방어 등, (국민전선의) 국가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대선 레이스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민전선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반(反) EU, 반(反) 난민 정책을 담은 공약 144개도 발표했다.
르펜은 집권하면 곧바로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개시하고, 범죄에 대한 무관용 정책, 경찰력 1만5천명 증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세율인상 및 관세 인상 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프랑스로 들어오는 이민자를 연간 1만명 수준으로 80% 감축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특별세를 물리겠다는 방침과 불법 이민자에 대한 기본적인 의료보장 제공을 중단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정책과 흡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FN 측은 오랜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은 노동자계층을 겨냥해 세금을 낮추고 복지혜택을 확대하겠다는 약속도 공약집에 담았다.
한편, 리옹에서는 좌우를 넘어선 '제3지대론'을 주장하며 대선전에 뛰어든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도 대규모 유세를 벌이고 있어 대선 열기가 뜨겁다.
마크롱은 전날 연설에서 르펜 공약들이 프랑스의 혁명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들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지평을 제약해 자유를 배반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어떤 사람들이 더 평등하다고 주장하면서 평등을 배신하고, 자신과 다른 외모를 지닌 사람들을 증오하면서 박애를 배반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서는 가장 유력했던 대선 주자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아내와 자녀들을 의원 보좌관으로 허위고용했다는 스캔들이 터지면서 고전하는 가운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이 1차 투표지지도에서 르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2차 결선투표에서 르펜과 마크롱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조사에서는 마크롱이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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