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학생대표자회의에 농성 지속 안건 상정…학교측 징계 검토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대의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행정관) 점거농성이 신학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점거 참여 학생들의 모임 '본부점거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총학생회가 연 총운영위원회(총운위)는 9일 열릴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 '점거를 지속하며 학교의 타협안을 거부하고 사회적 연대를 통해 확대·발전시켜 3∼4월 대규모 대중행동을 조직한다'는 '투쟁계획안'을 상정해 찬반을 묻기로 했다.
전학대회는 각 학과 대의원이 참석하는 학생 의사결정 기구다.
애초 전학대회에는 농성 지속·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날 총운위가 점거 지속 내용으로 향후 '투쟁방향'만을 묻는 안건을 올리기로 해 현재 119일째인 점거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점거본부 측은 "전학대회에서 투쟁계획안이 부결된다고 바로 점거 해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해제를 위해서는 전학대회에 해제 안이 올라가고 통과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점거 참여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징계 절차도 재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울대 대학본부는 지난달 중순 점거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판단한 학생 29명의 징계를 추진했다.
이후 성낙인 총장은 시흥캠퍼스에 의무형 기숙 대학을 만들지 않기로 약속하고 시흥캠 추진위원회와 학내 의사결정 기구에 학생참여를 확대하는 등의 제안을 내놓았고 징계 절차도 전학대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시 중단했다.
하지만 당장 농성이 해결될 기미가 안 보여 학교가 압박 수단을 다시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대는 2007년 국제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하고 2009년 최종후보지로 경기 시흥시를 선정했다.
학생들은 추진 과정에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데다 '대학의 기업화'를 가속한다며 반발했고 작년 10월 10일 전체학생총회 결정으로 본관 점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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