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슈퍼볼 무대도 장악한 反트럼프…광고·공연서 反이민 비판(종합2보)

입력 2017-02-06 15:53  

美슈퍼볼 무대도 장악한 反트럼프…광고·공연서 反이민 비판(종합2보)

에어비앤비·코카콜라 등 비판 광고…'멕시코 장벽' 담은 광고는 수정 후 방영

레이디 가가는 공연서 '통합'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고미혜 기자 =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서 왔든, 누구를 사랑하고 섬기든,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5일(현지시간)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도 '반(反) 트럼프'의 무대가 됐다.

기업들은 다문화와 포용을 강조한 광고로, 스타는 공연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꼬집었다.

이날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겨냥한 깜짝 광고를 선보였다.

에어비앤비가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 맞춰 내놓은 30초짜리 광고는 "우리는 받아들인다"(#WeAccept)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미국의 다인종·다문화를 부각시키고 있다.


서로 다른 인종과 성별, 연령의 인물을 등장시켜 "더 많이 받아들일수록 세상은 더 아름답다"고 포용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코카콜라도 히잡을 쓴 무슬림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서로 언어로 '아름다운 미국'(America the Beautiful) 노래를 부르는 예전 슈퍼볼 광고를 다시 선보였다.

맥주회사 버드와이저도 슈퍼볼을 앞두고 이민자 이야기 광고로 논란을 예고한 바 있다.

버드와이저의 광고에는 공동 창립자인 아돌푸스 부시가 미국에 이만 와서 버드와저를 설립하는 과정을 그렸는데, 미국에 도착한 부시가 현지인들로부터 "집으로 돌아가라"는 박대를 받는 장면 등이 담겼다.


모발 케어 브랜드인 잇츠어텐(It's a 10)은 남성 모발 제품 광고에 트럼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광고에는 "미국이여, 우리는 끔찍한 모발의 4년을 지낸다. 훌륭한 모발을 만드는 일은 당신에게 달렸다"는 음성과 함께 다양한 머리 모양을 한 사람들의 모습이 흑백으로 나온다.

건축 자재 업체 84럼버는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짓겠다고 공언한 멕시코 국경 장벽을 넣은 슈퍼볼 광고를 계획했다가 경기를 중계하는 폭스방송의 반대로 광고를 수정했다. 대신 84럼버는 수정 전 광고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처음에 제작한 광고는 미국으로 가는 멕시코인 모녀가 국경에서 거대한 장벽을 맞닥뜨리는 내용이지만, 폭스방송의 승인을 받고 전파를 탄 광고에는 장벽이 철조망 울타리로 바뀌었다.

결말은 모녀가 장벽 문을 열고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에서 손을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가까이서 찍은 장면으로 변경됐다.


광고 대행사 브루너의 담당자 롭 셔피로는 "언론과 미국 모든 가정의 밥상에서 이뤄지는 장벽과 이민 관련 대화를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였다"며 "슈퍼볼용 광고는 우리가 원래 원했던 결말이 아니지만 메시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그런가 하면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파격적인 공연을 통해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날 하프타임 공연에 나선 레이디 가가 경기장 옥상에서 "하느님의 가호로 모두를 위한 자유가 정의가 있는, 결코 나뉠 수 없는 단일 국가"라는 국기에 대한 맹세 구절을 외치며 와이어를 달고 뛰어내렸다.

레이디 가가는 그러나 사전에 예상됐듯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설적인 비판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휴가지인 플로리다 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가족 등과 함께 슈퍼볼 경기를 관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슈퍼볼을 즐기고서 우리는 계속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고 올렸으며, 경기 후에는 "패트리어츠의 놀라운 재기이자 승리"라며 승리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격려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지지자로 잘 알려진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를 '승자'라고 칭송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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