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 25~30편 제작했던 北 예술영화, 1~2편 수준 그쳐
김정은도 침체 지적…'명작 창작' 독려에도 역량 한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최근 영화 분야에서 침체를 겪는 북한이 6일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창립 70주년을 맞아 영화인들에게 '명작 창작'을 독려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2면과 3면에 각각 조선예술영화촬영소의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기사와 전날 진행된 기념보고회 관련 기사를 실었다.
김영철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초급당위원장은 기념보고회에서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명작 창작 성과로 받들어 나감으로써 사회주의 문명강국 건설을 앞당기는 데 적극 이바지'할 것을 독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강조하는 '강원도 정신'을 거론하며 "대담하게 혁신하고 창조하며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게 영화 제작 설비와 공정의 현대화를 다그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형제산 구역에 자리한 조선예술영화촬영소는 극영화(예술영화)에 특화된 북한의 대표적 영화 제작 기관으로, 그 전신인 국립영화촬영소는 1947년 2월 6일 설립됐다.
북한의 영화 제작은 '영화광'으로 이름났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는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쏟아온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집권기 들어 영화 분야는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예술영화는 과거 많게는 연간 25∼30편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연 1∼2편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열린 전당(전국 노동당) 초급당위원장 대회에서는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아직도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화 예술부문"을 거론할 정도다.
노동신문이 이날 기사에서 "전 세대 영화인들처럼…사상전선의 제1 기수, 제1 나팔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과거의 영광'을 의식한 언급으로 보인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는 "북한의 영화 기술력은 최전성기였던 1980년대에 맞춰져 있는데, 최근의 눈높이에 맞는 설비나 장치에 투자할 여유가 없는 것"이라며 "내부 역량의 한계가 일정 정도 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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