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전명훈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의 핵심 인물인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한 데는 박 대표의 차명폰이 결정적인 물증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작년 12월 말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병원 김영재의원과 김 원장의 집,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박 대표의 차명폰을 확보했다.
당시만 해도 김영재의원과 청와대의 '커넥션'에서 핵심 인물로 여겨진 쪽은 김 원장이었다.
그러나 특검이 박 대표 차명폰을 분석한 결과, 박 대표가 남편 못지않게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표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 등 금품을 선물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안 전 수석이 박 대표에게 "아이고 뭐 선물도 주시고, 저 와이프(아내)한테 점수 많이 땄는데 덕분에" 등의 말을 한 통화 녹음파일도 차명폰에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파일에서 박 대표는 "신라호텔 중식당 보양식이 좋다고 하더라"며 음식 대접을 제안하는가 하면 추석 선물을 준비한 사실을 넌지시 전했다. 안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외국 방문 준비로 당장 만나기 어렵다면서도 "(추석이) 지나도 받을게요"라고 답했다.
금품과 향응 제공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잡힌 것이다.
박 대표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안 전 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차명폰 통화 녹음파일 등의 증거를 들이대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표 측은 2천500만원 어치의 현금다발을 쇼핑백 여러 개에 담아 안 전 수석에게 건넨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박 대표가 건넨 수천만원의 금품은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2015년 의료용 실 개발 과제로 정부 지원금 15억원을 받는 등 특혜를 누린 대가라는 게 특검 판단이다.
특검은 4일 박 대표를 구속한 데 이어 곧 남편인 김영재 원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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