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마그너스, 한국 크로스컨트리 발전시킬 원동력 될 듯"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주경돈 기자 = "눈 상태도 좋고, 코스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
국제스키연맹(FIS)에서 크로스컨트리 코스 총 책임자로 일하는 피에르 미네리(45·프랑스) 디렉터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코스에 내린 평가다.
3일부터 5일까지 열린 크로스컨트리·노르딕 복합 월드컵에 맞춰 평창을 찾은 미네리 디렉터는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선수 시절 미네리 디렉터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1990년대에 선수로 활동한 미네리 디렉터는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최고 성적이 65위지만, 이후 행정가로 변신해 전 세계 크로스컨트리 코스 '일인자'가 됐다.
그는 "아마 이번 월드컵에서 사용한 코스의 95%를 올림픽에서 그대로 사용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개선점을 찾을 것이며, 조금 바꿀 수도 있다. 그래도 기본적인 틀은 유지할 것이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센터 주변의 코스는 그대로 이용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겸한 월드컵이 열린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는 1년 뒤 평창 올림픽이 치러질 경기장이다.
골프장을 개조해 '눈밭'으로 탈바꿈한 이 경기장은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로부터 "난도가 최고 수준에 가깝지만, 그만큼 뛰어난 코스"라는 찬사를 받았다.
미네리 디렉터는 "처음 경기장을 봤을 때 오르막 언덕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관중석이 있는) 스타디움에서 좀 떨어져 있더라. 관중들이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오르막 언덕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올겨울 강원도는 내년 올림픽을 대비해 테스트이벤트에 한창인데, 미네리 디렉터는 "이번 월드컵을 보면 전체적으로 잘했지만, 세부적으로 보완할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회 운영 관계자와 자원 봉사자가 다가올 올림픽에서는 정확하게 자기 임무가 무엇이고, 언제 수행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시설은 괜찮고, 단지 약간의 조정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내 대회를 치르는 것과 올림픽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많은 사람이 이번 대회(테스트이벤트)를 통해 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려면 환경과 선수 기량만큼이나 해당 국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중요하다.
아직 크로스컨트리는 한국에서 생소한 종목이고, 선수의 수준 역시 높지 않다.
미네리 디렉터는 "국민 취향을 한순간에 바꾸기는 어렵다"고 인정하고는 "그래서 이번 월드컵은 한국 사람에게 크로스컨트리를 알려 줄 기회가 됐을 거다. 종목을 잘 모른다고 말하는 분도 있는 걸 안다. 하지만 경기를 보면 이해하기 쉬운 종목도 많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크로스컨트리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는데, 그는 "이런 이벤트로 더 많은 사람을 눈 위로 끌어모으는 게 시작이다. 일단 사람들이 스키를 타야 한다. 하지만 최고 레벨 선수를 배출하는 건 10년짜리 프로젝트다. 10년 동안 강훈련을 거쳐야 한다. 그 프로젝트가 올림픽 뒤에도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네리 디렉터는 한국 크로스컨트리 기대주 김마그너스를 알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에는 뛰지 않았지만, 내년 올림픽은 나올 거로 안다. 꽤 흥미로운 재능을 가진 선수라 한국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머지않았을 거다. 그리고 한국 크로스컨트리를 발전시킬 원동력이 될 거라 믿는다"고 했다.
미네리 디렉터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문제없이 치러질 것이다. 한국은 좋은 장소와 좋은 코스, 좋은 시설, 좋은 눈까지 모두 가졌다. 물론 몇 가지는 내년을 위해 보완해야 하지만, 이 상태로 열심히 준비하면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를 것"이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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