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투데이 "브래디, 디플레이트 게이트 복수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우승의 감격에 젖은 톰 브래디(40·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게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가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미국 언론들은 올해 슈퍼볼에서 가장 어색한 장면 중 하나였다고 촌평을 달았고, 뉴잉글랜드 팬들은 거센 야유를 쏟아냈다.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1회 슈퍼볼은 뉴잉글랜드의 34-28 대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3쿼터 한때 애틀랜타 팰컨스에 3-28까지 밀렸던 뉴잉글랜드는 쿼터백 브래디의 눈부신 활약을 앞세워 25점차 열세를 뒤집고 슈퍼볼 역대 최고의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브래디는 4쿼터와 연장전에서 터치다운 패스 1개를 포함해 27개의 패스 시도 중 21개를 정확하게 연결해 246야드 전진을 끌어내는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브래디는 자신의 7번째 슈퍼볼 무대에서 5번째 우승과 함께 4번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5회 우승과 4회 MVP 선정은 쿼터백으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브래디와 뉴잉글랜드의 성대한 잔치로 막을 내린 슈퍼볼에서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있었다. 구델 NFL 커미셔너다.
브래디와 구델 커미셔너의 악연은 2015년 1월 NFL을 충격에 빠뜨린 '바람 빠진 공'(디플레이트 게이트) 파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잉글랜드는 당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십 경기에서 공기압이 기준치보다 낮은 공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델 커미셔너는 브래디와 18개월에 걸친 법적 다툼 끝에 브래디가 바람 빠진 공을 사용한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고 확정 짓고 4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뉴잉글랜드 구단에도 벌금 100만 달러와 2016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2017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권 박탈이라는 징계를 부과했다.
브래디는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브래디는 그럴수록 더욱 절치부심했다. 그는 복귀한 뒤 팀에 11승 1패의 성적과 함께 포스트 시즌 톱시드까지 안겼다.
브래디가 펄펄 날수록 구델 커미셔너는 옹색한 처지에 빠졌다. 브래디와 관계가 껄끄러워진 구델 커미셔너는 뉴잉글랜드의 플레이오프 경기에 나타나지 않았다. 성난 뉴잉글랜드 팬들은 "구델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젠가는 만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은 결국 최고의 잔치인 슈퍼볼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구델은 브래디의 왼쪽 손을 툭 친 뒤 악수를 청했다. 입 모양으로 봐서는 "멋진 경기였다"고 말하는 듯했다. 브래디는 구델과 악수를 했고, 몇 마디를 나눴다.
구델 커미셔너로서는 아마도 피하고 싶었던 장면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뉴잉글랜드의 거센 야유 소리가 경기장에 휘몰아쳤다.
미국 USA투데이는 "브래디가 전설로 남을 슈퍼볼 명승부로 디플레이트 게이트 복수극을 완성했다"고 평했다.
로버트 크래프트 뉴잉글랜드 구단주는 힘들었던 지난 2년을 언급한 뒤 "이번 슈퍼볼 우승은 다른 어떤 것보다 달콤한 승리"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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