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현대차그룹이 6일 '최순실 게이트'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한 달여 늦게 단행한 2017년 정기 임원 인사는 기존 인사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오전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한 뒤 오후에 그룹 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내수 시장 및 글로벌 판매 감소 등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임원 승진자 수가 예년에 비해 10% 이상 축소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인사 결과는 348명이 승진해 2016년도 정기 인사(368명) 때보다 5.4%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
2015년 정기 인사 때는 승진 규모가 전년(433명)에 비해 15% 가량 줄었다.
올해는 최근 몇년간 연구개발(R&D) 분야 승진자가 대거 배출되던 흐름이 한층 두드러졌다.
R&D 및 기술 부문의 승진자는 올해도 전체 승진자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올해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하면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11명 중 7명을 연구개발(R&D) 및 기술 부문에서 선발했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R&D 부문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들 중 4명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본부를 이끌게 됐다.
신임 현대기아차 상품전략본부장을 맡게 된 박수남 부사장은 현대기아차의 상품전략, 라인업전략 수립, 차종 상품기획 등을 총괄하게 된다. 현재 생산되는 현대기아차의 차량 개발 및 전략은 물론, 향후 라인업 전략까지 포괄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이다.
현대기아차 파워트레인2센터장에서 현대모비스[012330]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양승욱 부사장은 현대모비스 R&D를 총괄한다. 연구개발본부장은 자동차 핵심부품 및 자율주행, 친환경차 등 미래차 부품기술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소 총괄 본부장이다. 이 곳은 현대기아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역할을 하는 본부다.
전용덕 현대모비스 차량부품본부장은 칵핏(운전석)모듈, 섀시모듈, 프런트엔드모듈 등 자동차 핵심 3대 모듈과 함께 에어백, 제동장치, 전자장치 등 주요 핵심 부품 공급을 총괄하는 본부를 맡게 됐다.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을 맡게 된 김창학 부사장의 역할도 커졌다. 화공플랜트사업본부는 가스, 석유, 플라스틱 재료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본부로,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직속의 5개 사업본부 중 가장 비중이 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관련 부문 전문가들에게 그룹의 핵심 본부장 역할을 맡긴 것은 R&D 강화로 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포석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및 차량 IT 등 미래 선도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현대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통해 2020년까지 28종 이상의 친환경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에 현대기아차 ADAS(최첨단 운전보조시스템) 개발실장 장웅준 책임연구원을 이사대우로 승진하는 발탁인사가 이뤄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장 연구원은 현대차[005380]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담당한 공로를 인정받아 임원으로 승진했다. 만 37세인 그는 이번 인사로 현대차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차세대 연료전지차 개발 등 핵심 기술 분야의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위원 3명을 선임했다.
주요 차종의 내장 설계를 담당하는 바디 기술, 고성능 가솔린 엔진 기술, 연료전지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연료전지스택 설계 분야 위원들로 현대차그룹의 관심 분야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