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대표팀 코치 선임 배경 설명…슈틸리케 감독 친정 체제 강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프로팀 감독 경험이 없는 설기현을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한 데 대해 "감독 경험이 많지 않은 공격수 출신 지도자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6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설 코치 선임에 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감독 경험이 너무 오래되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경륜이 너무 많으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어서 의견이 다를 때 상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또 차두리 분석관이 수비수 출신인 만큼 가급적이면 미드필더나 공격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 신태용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빠진 자리에 외국인 선임코치를 선임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독일과 스위스인 등 2명에 대해 타진했지만, 슈틸리케 감독과 계약 기간이 같아야 했다"면서 "1년 6개월밖에 안 되는 짧은 계약 기간이 외국인 코치 영입에 매우 큰 걸림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외국인 코치 영입이 어그러지면서 한국인 코치 선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중량감 있는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과 달리 설 코치를 선임했다는 지적에 대해 "외국인 코치와 한국인 코치 영입에 대한 논의 시점이 다르므로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프로팀 감독 경험이 없는 설 코치를 영입하고, 수석코치 대신 코치직으로 단순화하면서 대표팀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의 '친정 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설 코치에 대해 "감독으로서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대표팀 선수로서 어떤 경기나 대회를 경험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설기현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준비를 시작으로 유럽 리그, 국내 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성균관대 감독 경험도 있는 만큼 충분히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머릿속에 한국인 코치 후보 3명이 있었고 첫 카드가 설 코치였다"면서 "슈틸리케 감독도 설기현의 여러 면모 파악하고 그가 좋겠다고 결정 내렸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후보 리스트를 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석코치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수평으로 놓을 것"이라면서 "설 코치가 맏형으로 차두리 분석관 등과의 관계에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대표팀 코치 교체가 7번째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감독도 아닌 코치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는데 이광종 올림픽 대표팀 감독 등으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 이 위원장은 최근 설 코치가 축구협회 집행부에 영입된 데 이어 대표팀까지 합류해 '밀어주기' 비판이 일자 "대표팀 코치 선임이 먼저 진행되고 있었다"면서 "집행부는 그와 별개로 이사진이 진행한 것"이라 해명했다.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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