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홍콩 행정장관 선거 후보 등록 개시를 1주일 앞두고 홍콩의 친(親)중국파와 회동할 목적으로 홍콩 인근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장으로 권력서열 3위인 장 위원장이 쑨춘란(孫春蘭) 당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홍콩 부근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에 도착해 5대 홍콩 경제단체 관계자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홍콩 대표 등과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장더장은 전인대 상무위장과 함께 홍콩·마카오 업무 협조소조 조장을, 쑨 부장은 해당 소조의 부조장을 맡고 있다.
장더장이 양회를 주관하는 상무위원이기 때문에 홍콩의 전인대와 정협 대표들을 만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국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 전인대·정협 대표 가운데 상당수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할 권한을 가진 선거위원이라는 점에서, 장더장이 친(親) 중국 인사를 홍콩 행정장관으로 지지해달라는 협조를 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쑨 부장은 전날 관련 인사들과 만나 행정장관 선거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논의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후보로 나선 캐리 람(林鄭月娥·여) 전 정무사장(총리격)의 법률자문인 호러스 청(張國鈞)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 부주석은 관련 회동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중국 관리가 홍콩의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을 만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는 친중국 발언을 했다.
왕광야(王光亞)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은 지난달 초 선전에서 행정장관 후보들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선거에는 람 전 사장 이외에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 사장(재정장관 격), 레지나 입(葉劉淑儀·여) 신민당 주석, 우?힝(胡國興) 전 고등법원 판사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이달 14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후보 지명 기간에 선거위원 1천194명 중 150명 이상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공식 후보로 지명되며 다음 달 26일 선거에서 선거위원 과반의 표를 얻어야 당선된다.
현지 언론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람 전 사장이 46%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창 전 사장이 34%로 뒤를 이었다. 입 주석과 우 전 판사는 각각 10%와 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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