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황재하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6일 법정에서 "모든 사람이 공범"이라며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최초 폭로하고 불리한 진술을 쏟아낸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를 맹비난했다.
최씨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법정에서 피의자와 증인 신분으로 처음 만난 고씨에게 작심하고 질문을 쏟아냈다.
고씨 또한 한 치의 양보없이 최씨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최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자신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 증인신문이 끝나자 마이크를 잡고 고씨를 쳐다보며 물음을 던졌다.
그는 "내가 제일 억울한 게 모든 걸 제가 해서 사익을 취하려 했다는 식으로 보도됐다"며 "가이드러너(시각장애인 지원 프로그램)나 누슬리, 펜싱 장애팀 사업은 고씨 전라남도 선배가 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본인이 나서다 문제생기니까 더블루K와 안하고 직접 하는 걸로 해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씨는 그러면서 "그럼 모든 사람이 공범"이라며 "이게 진행되는 과정이지 어떤 결론이 나와서 (내가) 사익을 추구하고 돈을 받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고씨가 자신의 지인을 더블루K 사업에 참여시켜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문제가 터지자 발을 뺐다는 취지다.
이에 고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어떤 프로젝트도 우리가 먼저 제시한 건 없었다"고 반박했다. 모두 최씨가 주도해서 벌어진 일이란 취지다.
최씨는 류씨를 비롯한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 등 자신에게 등을 돌린 인물들이 모두 고씨 추천으로 들어왔다면서 "고씨와 선후배 관계가 엮여서 언제든 그 사람들을 부르면 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고씨가 측근들을 심어 재단을 장악하려 했다는 취지다.
이에 고씨는 "노씨는 전부터 최씨와 일했던 사람이고 박헌영은 이력서 보고 검증해서 들어간 친구"라며 "재단을 장악하려면 사무총장이나 이사장을 꼬시는 게 맞지 말단을 넣어서 장악하는게 말이 되느냐"라고 항변했다.
두 사람은 고씨의 사생활 문제를 두고서도 충돌했다.
최씨는 고씨에게 "신용불량자로 걸려 있어서 카드도 못쓰고 통장거래도 안 되지 않았나. 내가 이경재 변호사 사무장을 직접 연결해서 해결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고씨는 그러나 "신용불량에 걸려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씨는 고씨에게 "포스코에 갈 때 '고민우' 명함을 파서 갔고, 개명을 하려고 법률사무소까지 갔는데 마약 전과 사실이 나와서 못 한 것 아니냐"고도 따졌지만 고씨는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씨의 다음 재판은 7일 오전 열린다.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와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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