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열어 "실수였다"며 결백 강조
NYT, 주장 되풀이 할 뿐 아내가 실제 업무 했다는 증거 없어
(파리·서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김수진 기자 = 아내와 자녀를 보좌관으로 허위 고용해 세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는 프랑스 공화당 대선후보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용은 6일 오후(현지시간) 파리 15구에 있는 자신의 선거대책본부에서 "최근에 불거진 스캔들은 실수였다"면서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피용은 아내와 자녀를 채용할 때 "모든 것이 투명하고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숨길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하는 관례는 이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일이며, 개혁할 게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재산 내역을 인터넷에 모두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피용은 "언론이 전례 없이 맹렬한 여론전"을 펴고 있으며 자신은 "언론 린치"의 피해자라며 스캔들의 책임을 언론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피용이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할 뿐 자신의 아내가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는지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거론되는 후보교체론에 대해서는 "플랜 B는 없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피용은 "(경선에 참여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빼앗아갈 수는 없다. 그들(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이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 후보 주장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혔던 피용은 세비 횡령 스캔들이 터진 뒤 지지율이 급락, 최근에는 2차 결선투표에도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웨이가 이날 피용의 회견 직전 발표한 여론조사의 1차 투표 지지율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이 26%, 신당 '앙 마르슈'의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이 23%, 피용이 20%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피용은 아내 페넬로프가 보좌관으로 위장 취업해 15년간 83만 유로(10억원 상당)을 유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으며 현재 검찰의 예비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의 두 아들 역시 피용이 상원의원일 때 보좌관으로 등록해 8만4천 유로(약 1억원)의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 국회의원이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실제 근무를 하지 않았는데 허위로 급여를 청구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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