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무부 부장관 후보 중 한 명인 엘리엇 에이브럼스 전 국무부 차관보를 면담할 예정이라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의회전문지 더 힐 등 미국 언론이 6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면담 결과를 토대로 그의 발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는 에이브럼스 전 차관보를 자신의 '넘버2'로 선호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배석한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인권담당 국무부 차관보,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정부 때 특별보좌관을 지낸 에이브럼스는 한때 '네오콘의 마지막 희망'으로 불렸을 정도로 매파에 속하는 인물로, 지금은 미국외교협회(CFR) 중동 담당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를 나온 변호사 출신으로, 부시 정부 때 대통령 특보 자격으로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중동정책 전반을 조율했다.
레이건 정부 시절의 '이란-콘트라사건'과 관련해 위증죄로 유죄 선고를 받았으나 이후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정부 들어 사면됐다. 이란-콘트라사건은 레바논 억류 미국인 인질 석방을 목적으로 이란에 무기를 비밀리에 판매하고, 그 대금의 일부를 니카라과 좌익 산디니스트 정권 타도를 위해 콘트라 반군에 지원한 사건이다.
에이브럼스 전 차관보는 그동안 미국 정부가 중시해 온 인권외교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경험 부족을 메워줄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히지만 지난해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 온 것이 걸림돌이다.
백악관은 그동안 그의 과거 트럼프 대통령 비판 발언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이 그의 '반(反) 트럼프' 성향을 문제 삼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이번 국무부 부장관 인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정책과 관련해 기존 외교 진영의 반대파를 껴안느냐 마느냐를 판가름하는 시험대"라고 전했다.
에이브럼스 전 차관보 이외에 폴라 도브리안스키 전 국무부 차관도 여전히 국무부 부장관에 물망에 올라 있다.
도브리안스키 전 차관은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국무부 민주·국제문제 담당 차관을 거쳐 북아일랜드 특사로 일했으며, 현재 공화당에서 미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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