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사장 회동에 '국내 감산 논의' 추측
2016 순이익 26% 감소 전망…주가 2% 넘게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라는 압박을 받는 일본 도요타가 6일 미국의 무역 정책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함께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하지만 도요타자동차는 연간 300만대를 본거지인 일본에서 생산한다는 정책을 바꿀 계획이 "당장은 없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정책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깨지면 도요타가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도요타는 오는 3월 끝나는 2016 회계연도의 순이익이 1조7천억엔으로 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엔화 약세 기대를 근거로 1조5천500억 달러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에는 못 미쳤다.
오타케 데쓰야 도요타 상무는 "트럼프 정부의 영향을 현시점에서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무역에 대한 미국 정책의 영향을 경제적 리스크로 보고 있다"면서 올해 프랑스와 독일의 선거와 브렉시트 협상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새 공장을 지으려는 도요타에 벌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일본을 미국산 자동차에 폐쇄적인 시장이라고 비판하는 가운데 도요타의 전망은 어두워졌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인디애나 프린스턴 공장에 400명을 추가 고용하는 것을 포함해 5년간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방문을 앞두고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과 지난 3일에 만나자 이 두 사람이 도요타의 미국 생산 확대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추측이 나왔다.
SBI증권의 엔도 고지는 "도요타는 (일본 자동차 제작사 가운데) 미국에 가장 많은 차를 수출하므로 환율 움직임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 같은 무역정책에 변화가 있으면 제일 큰 타격을 입는다"면서 "아베 총리가 도요다 사장에게 향후 도요타가 국내 생산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엔화 강세 시기에조차 일본에서 연간 300만대를 생산한다는 정책을 고수했다. 이는 고용과 부품업체와의 관계, 기술 개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이라고 도요타 임원들은 말한다.
도요타는 지난해 일본에서 생산한 317만대의 21%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 밖에서 만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 차량은 일본에서 생산되며 라브4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캐나다에서, 타코마 픽업트럭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진다.
트럼프 당선 전부터 미국은 도요타의 근심거리였다. 도요타는 소비자의 선호도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으로 이동한 탓에 미국 판매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본다.
북미는 도요타 매출의 38%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12월 끝난 2016 회계연도 3분기의 순이익이 4천865억엔으로 23% 감소했다면서 노동과 기술개발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은 4천385억엔으로 1년 전보다 39% 줄었다.
도쿄증시에서 도요타 주가는 7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2.4% 떨어진 6,430엔에 거래됐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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