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연정' 고리…핵심 당직자 "봄이 오면 풀은 푸르러진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바른정당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김황식 전 국무총리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외부의 '명망가'를 끌어들여 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나아가 이들의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주려는 포석이다.
바른정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전 대표, 김황식 전 총리와 개별적 차원의 접촉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표와 김 전 총리가 우리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고,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당내에 많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김 전 총리는 범여권에서 비상대책위원장 후보 등 '구원투수'로 자주 거론돼온 인물이다.
특히 최근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개헌과 연정이 바른정당과 이들을 묶을 연결 고리로 주목받는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2013년 독일 체류 시절 연정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경우 개헌에 대한 소신을 여러 차례 피력했으며, 최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연정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는 견해를 보였다.
바른정당 영입 타진에 대한 입장을 묻자 김 전 총리는 연합뉴스에 "뜬금없는 얘기"라며 "예전에 (여권이) 그랬던 것과 비슷한 차원 아니겠나"라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아직 김 전 총리나 김 전 대표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춘래초자청(春來草自靑·봄이 오면 풀은 스스로 푸르러진다)이다. 때가 무르익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옛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출신 위주로 꾸려진 바른정당으로선 김 전 대표나 김 전 총리의 영입이 외연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영입 무산으로 당내 '패배주의'가 확산하는 상황을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가운데, 이들이 당에 들어오면 대선 주자로 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대표는 기존에 '킹메이커'로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킹'이 되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바른정당은 이르면 오는 9일 경선관리위원회를 띄우고 20일까지 경선관리위 주도로 '경선룰'을 포함한 대선후보 선출 규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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