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고위인사 부인들의 '공공의 정부(情夫)'로 알려진 중국중앙(CC)TV의 유명 앵커 루이청강(芮成綱·40)이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즈미엔(直面) 미디어는 7일 지린(吉林)성 자오허(蛟河)시 인민법원이 루이청강 사건에 대해 선고한 통지서를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루이청강의 수형 기간은 2015년 8월부터 오는 2020년 12월까지다.
하지만 법원측은 이 같은 보도에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며 부인했다.
루이청강은 CCTV 앵커 시절 주로 경제, 투자 분야의 뉴스프로그램을 맡으며 CCTV 재경채널 간부들과 함께 기업인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루이청강은 지난 2014년 7월 간첩 혐의로 체포돼 2년여간 조사를 받아왔다.
6년형 선고가 사실이라면 당초 기밀누설을 넘어 간첩죄로 기소돼 사형 선고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루이청강은 조사 과정에서 형사사건 외에도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부인 구리핑(谷麗萍)과의 불륜설을 비롯해 부총리와 장관급 인사의 부인들 20여명과 내연 관계를 맺고 CCTV내 여성 동료 및 후배 앵커들과도 동거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며 '공공의 정부'로 불렸다.
특히 링지화 전 부장의 CCTV내 측근 역할을 하면서 획득한 중국 공산당 고위층 일가의 재산 관련 정보 등 고급 정치·경제 정보를 외국 언론과 정보기관에 흘린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국 소식통은 "루이청강이 수뢰 혐의로만 6년형을 선고받았다면 그와 관련된 국가기밀 누설 등 여러 소문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체포 조사 시기가 링지화 낙마 시기와 겹쳐 소문이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루이청강이 갖고 있는 사안의 폭발력이 중국 현직 지도부에 미칠 것을 우려해 사건을 축소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지도부가 권력 교체기인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권력안정 차원에서 권력층 주변 인물들의 부정비리를 서둘러 정리하기 위해 루이청강 혐의를 축소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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