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는 내전 중인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에 무기와 군사기술을 지원한다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장을 부인했다.
바흐람 카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소련이 붕괴한 뒤 예멘 동부 지역에 소련의 군사기술과 무기가 흘러들어왔다'며 "그 무기가 예멘 내 여러 무장조직에서 아직도 쓰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단언컨대 이란은 예멘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이란이 예멘 반군에 무기를 공급한다는 주장은 '이란 포비아'(이란에 대한 공포·혐오)를 부추기려는 의혹 제기"라고 말했다.
카세미 대변인은 "이란이 특정 국가들과 맺은 정서적, 문화적 관계를 악용하는 곳(사우디)이 있다"며 예멘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거듭 부인했다.
예멘 정부 편에서 내전에 직접 참전한 이란의 숙적 사우디는 이란이 구호품 전달로 위장해 항공, 해상 편으로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예멘 반군이 발사하는 미사일도 이란에서 전수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군 역시 예멘 앞바다에서 예멘 반군에 지원할 무기를 실은 이란 선박을 적발했다고 수차례 밝히기도 했다.
이란 정부가 예멘 시아파 반군에 우호적인 관계인 점은 사실이다. 이란 언론은 예멘 반군을 '정부군'이라고 표기한다.
이란 정부가 예멘 반군에 직접적인 군사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은 최근 미국과 사우디 정부가 예멘 내전을 고리로 이란을 압박하는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4일 이란이 세계 최대의 테러지원국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이 언급하는 '이란계 테러조직'은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리아 정권, 예멘 시아파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을 뜻한다.
예멘 반군은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장악한 뒤 정부와 통합 정부 구성을 위해 협상을 벌이다 결렬되자 2015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축출했다.
예멘 정부는 남부 아덴으로 수도를 임시로 옮겼으며, 대통령을 비롯한 내각은 사우디에 체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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