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佛 앙굴렘만화축제 한국인 첫 수상 앙꼬 작가

입력 2017-02-08 08:01   수정 2017-02-08 10:09

[사람들] 佛 앙굴렘만화축제 한국인 첫 수상 앙꼬 작가

'새로운 발견상'…"만화의 다양성을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

(부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 최근 한국 만화작가로는 처음으로 제44회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서 '새로운 발견상'을 수상한 앙꼬(본명 최경진·34) 작가는 8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앙꼬 작가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대중들에게 익숙지 않은 작품인데 수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받은 '새로운 발견상'은 프랑스어로 출판된 만화를 3권 이하 출간한 작가 가운데서도 주로 젊은 작가에게 주어지는, 유럽 전역에서 크게 주목받는 영예로운 상이다.

그의 작품 '나쁜 친구'(2012년 8월 출간)는 이번 앙굴렘축제에서 최고상인 '황금 야수상' 후보작 10편에 들기도 해 한국 만화계는 "그의 수상으로 한국 만화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무척 반긴다.

이희재(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원로 작가는 앙꼬의 수상을 예견이나 한 듯 나쁜 친구의 서평에서 "앙꼬는 우리 만화판(세계)에서 특별한 보물이다!"라고 찬사를 보냈었다.

다음은 앙꼬 작가와 일문일답.

-- 한국인 작가가 세계 최대만화 행사인 앙굴렘축제에서 처음 상을 받았다.

▲ 이모저모로 기쁘다.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만화다. 이번 수상으로 인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만화의 다양성을 보여줄 기회도 된 것 같아 정말 기쁘다.

-- 수상 배경을 무엇이라 생각하나.

▲ 수상작 서평에 대해 아직 본 바가 없다.

-- 작품의 특징은.

▲ 밝고 재밌는 만화는 아니다. 보고 싶지 않은 모습들일 수도 있다.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화라는 도구로 담았다.

-- 이희재 작가는 '나쁜 친구'의 서평에서 "자신의 경험을 한층 성숙해지고 단정해지되 사실적인 묘사와 디테일로 작가적 스타일을 완성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 이희재 선생님과 저는 14년 전 만화 공모전에서 심사위원과 작가로 만났다. 제가 (대중적이지 않은) 이상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과감히 제 만화에 표를 주셔서 데뷔하게 됐다. 오랫동안 내 만화의 스타일이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셨다. 아직 완성이라고는 얘기할 수 없다. 부족한 게 많다.







-- 만화가를 꿈꿨나. 남다른 재능이 있었냐보다.

▲ 만화가가 되려고 한 건 아니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람을 똑같이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바라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렸고 일기장에도 그렸다. 상상했던 일들을 만화로 그려서 직접 보는 걸 좋아했다.

-- 가족들이 그림에 소질이 뛰어났나 보다.

▲ 남동생(32)이 대학 만화학과를 다녔고, 취미로 만화를 그리고 있다. 어렸을 때 동생과 늘 그렸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그리며 사는 줄 알았다. 부모님께서는 그리는 것에 간섭하지 않고 내 버려두셨다.

-- '새로운 발견상' 수상자는 대 작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가 크다. 실제로 과거 수상자가 앙굴렘축제의 최고상 '황금야수상'을 받았다고 한다.

▲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만화가 지망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 저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불안하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나아가고 있어 누구에게 어떻게 하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불안함으로 나아가는 것이 내가 아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청강문화산업대 만화학과를 졸업한 앙꼬 작가는 2003년 '앙꼬의 그림일기'로 데뷔했으며, 그의 작품 '열아홉'이 2010년 앙굴렘축제에서 '오피셜 셀렉션'(공식 경쟁 부문)에 선정되는 등 일찍이 뛰어난 재능을 보여왔다.

chang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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