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서양화가 이동수(47)의 개인전 '숨결의 시(始)'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28일까지 열린다.
찻사발을 비롯한 그릇과 책을 주제로 한 유화 22점이 전시된다.
작가가 그릇에 애착을 느끼고 작업을 시작한 건 약 10년 전이다. 그릇에는 인류의 문화사가 새겨져 있다. 빈 그릇은 종교에서 말하는 '텅 빈 충만'의 세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7일 "비워내야 채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빈 그릇은 탐욕스러운 이 시대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푸르스름한 어둠 속에 잠긴 그릇의 모습은 우주의 심연을 떠올리게 한다. 물과 불, 흙, 바람이 어우러져 탄생하는 그릇 자체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 아득한 공간감을 구현하고자 작가는 강원도 양양의 작업실에서 붓으로 칠한 뒤 말리고, 사포질하는 작업을 10번가량 반복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이동수 작가는 표피적인 형상 표현에 안주하지 않는다"면서 "사물 너머, 혹은 시공간을 품은 빛줄기의 시각화에 대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전시는 28일까지. 문의는 ☎ 02-790-5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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