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에 욕설까지" 토요일 마다 몸살 앓는 서울도서관

입력 2017-02-0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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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에 욕설까지" 토요일 마다 몸살 앓는 서울도서관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서울시청 본관 앞에 위치한 서울도서관이 토요일이면 집회 참가자들로 인해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서울도서관 등에 따르면 6일 서울시 내부망 익명 게시판에 서울광장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는 내용의 '서울도서관이 총알받이입니까?'라는 제목 글이 올라왔다.

서울도서관지기라는 필명으로 글을 올린 이 직원은 태극기 집회 참가자 일부 무질서한 행동 때문에 "매번 돌아오는 주말이 두렵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태극기 집회 참가자 일부가 도서관 내에서 술과 음식을 먹고 마신 뒤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며, 담배도 피운다고 지적했다.

도서관에서 큰 소리로 대화를 해 분위기를 해치며, 정문을 막고 서는 바람에 도서관 이용 시민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고도 했다.

참가자들은 도서관 로비나 계단에서 구호를 외치고 안내데스크 직원들에게 서울시 정책과 박원순 시장에 관한 욕설을 쏟아붓거나 전단지를 얼굴을 향해 뿌린다고도 말했다.

심지어 서울도서관 3층 서울기록문화관 세월호 추모공간을 납골당이라고 부르며 부수어버리자고 선동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과 도서관 이용자 사이에 시비가 붙어 몸싸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욕설을 계속 듣다 보면 속상하고 욱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직원 대부분이 여직원이다 보니 시위자 윽박지름이나 태극기 곤봉이 무섭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시청 건물이 굳게 닫힌 것을 보면 야속하기까지 하다. 서울도서관이 시청의 총알받이냐"라며 "서울도서관을 본래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민들 안전과 편의를 위해, 위협적인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폭언을 흡수하는 직원들을 좀 봐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도서관은 작년 11월 26일부터 촛불집회 참가 시민 편의를 위해 토요일 오후 10시까지 화장실을 개방해왔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최근 직원들이 힘들어 하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4일 집회 때는 평소대로 오후 6시에 문을 닫으려고 퇴실 안내를 했더니 저항이 매우 거셌다"고 말했다.

게시글 아래 달린 댓글에는 "주말에 3살 아기를 아빠에게 맡겨두고 나왔는데 도서관 끝났으니 나가셔야 한다는 안내를 했다가 욕설을 들었으며 한 대 안 맞은 게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에는 지난달 21일 보수단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이하 탄기국)가 신고 없이 무단으로 설치한 불법 텐트 40여 개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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