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공장 주변 주민들 슬레이트 철거 호소에 조선내화 '나몰라라' 배짱
(목포=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전남 목포항의 관문이자 주택가에 석면 슬레이트 지붕의 거대한 폐공장 건물이 수십 년째 방치돼 석면 노출에 따른 주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목포시 온금동 일대 주택가 한복판에는 조선내화의 옛 공장 건물이 텅 빈 채로 20여 년째 방치돼 있다.
문제는 2만3천여㎡ 규모의 거대한 이 공장 지붕과 벽체 등 전 건축자재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라는 점이다.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석면가루가 인체로 흡입되면 폐암 등 폐 관련 질병에 노출되며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물질이다.
석면폐증, 폐암과 악성중피종, 흉막비후 등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주변 주택가 주민들은 시도 때도 없이 집안으로 날아드는 슬레이트 분진이 두렵다고 입은 모은다.
공포감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은 결국 지난해 3월 전남 광양 소재 조선내화에 슬레이트 철거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보냈다.
하지만 조선내화 측은 철거를 고사하고 탄원서에 대해 답장조차 주지 않았다.
주민을 대표하는 김대식(49·수산온금 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조합장)씨는 "향토기업으로 목포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조선내화의 이런 태도는 정말 실망스럽다"며 "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감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재개발 사업에 공장이 포함되면 슬레이트 등 건물 철거가 자동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재개발 사업에 포함 안될 경우라도 철거 검토를 상부에 건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주민들의 건강이 이처럼 위협받는데도 목포시는 대처 방법 모색은커녕 문제의식조차 없다.
단적인 예로 폐 공장 건물 방치상황이 몇 년째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슬레이트 철거를 강제하기 어렵다", "환경인지 도시개발인지 업무 소관을 알 수 없다"는 등 서로 떠넘기기에 바쁘다.
목포시의회 관광경제위원장 이기정 의원은 8일 "여러 정황상 석면 분진이 다량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집행부 등에 당장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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