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해 대구 서문시장과 지난달 여수 수산시장 화재로 전통시장 소방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 상인 중심으로 꾸려진 자율소방대가 만들어진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이달 중으로 지자체에 등록된 전통시장 148곳을 대상으로 시장별 5∼6명으로 이뤄진 자율소방대를 꾸릴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2012∼2016년 최근 5년 간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는 51건의 화재가 나 1명이 다치고 2억 3천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매년 10여 건씩 불이 난 셈이다.
화재 원인별로 살펴보면 전기적 요인이 26건으로 5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부주의 12건(24%), 미상 5건(10%), 기계적 요인 4건(8%), 방화 3건(6%) 등 순이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화재 취약시설인 전통시장 화재예방과 대응 활동을 강화하고자 시장 상인과 의용소방대원이 주체가 된 자율소방대를 설치해 운영하려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서울 시내에는 352곳의 전통시장이 있다. 이 가운데 지자체에 등록된 시장이 148곳이다.
등록은 되지 않았지만 전통시장으로 인정된 곳이 107곳이고, 나머지는 일반 상점가와 무등록 시장이다.
이들 전통시장에는 지금까지 자위 소방대가 편성돼 화재예방 업무를 맡아왔다.
그러나 자위 소방대는 시장 시설 관리 인력이 중심이 된 탓에 '시장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상인의 참여가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를 대신할 자율소방대는 시장 상인과 전통시장 인근에 사는 의용소방대원 5∼6명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전통시장 소방 안전을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 1회 문어발식 위험한 전기 배선은 없는지, 소화기는 제자리에 놓였는지, 가스 주변에 가연성 물질은 없는지 살펴보는 점검 활동도 펼친다.
분기별로는 관할 소방서와 합동으로 소방 시설을 점검하고, 민관 합동으로 화재 진압·대피 훈련을 한다.
자율소방대는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119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초기대응을 맡는다.
전통시장에 불이 나면 비상 동보 장치나 SNS 등으로 알림서비스를 받아 출동한다. 이후 현장 인근 소화기나 옥내 소화전으로 직접 초기 진화에 나서거나, 불이 번지는 것을 최대한 막는다.
그러면서 현장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해 필요하면 상인의 대피를 유도한다. 119 소방대가 도착하면 화재 진압 활동을 돕고, 진화 작업이 끝나면 복구 활동에도 참여한다.
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화재 초기 진압 기술을 숙지해 안전한 서울 시내 장터 만들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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