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울산 현대가 3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른 데는 거듭된 행운이 한몫했다.
울산은 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플레이오프에서 한 수 아래 키치SC(홍콩)와 연장전까지 가며 1-1로 비겼지만,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애초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4위에 그친 울산은 정규리그 3위까지에게만 주는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출전권을 가지고 있던 전북 현대가 심판 매수 사건으로 출전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플레이오프 출전 '행운'을 얻어냈다.
울산은 전지훈련 기간도 줄이고 급하게 귀국해 'AFC 챔피언스리그' 체제로 전환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홍콩 키치와 경기를 앞두고는 김도훈 감독이 '호랑이 같은' 공격 축구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울산은 김동진과 김봉진 등 한국인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파이브백(5-back)을 세운 키치를 상대로 좀처럼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중에 수차례 울산에 운이 따르는 장면이 연출됐다.
전반 추가시간 김성환의 첫 득점부터가 '행운의 골' 성격이 강했다.
김성환은 문전에서 이종호에게 패스한 뒤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갔다. 이종호가 돌파해 들어가다 수비벽에 막혔지만, 상대 수비가 걷어낸 공이 김성환의 오른발에 걸렸고, 골대를 맞춘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1-1로 맞선 채 맞이한 연장 전반 9분 울산은 키치에게 역습을 허용했지만, 산드로가 문전에서 수비를 제치고 때린 슈팅이 골대를 맞추고 나오면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연장 전후반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결국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현재 자국리그가 진행 중인 키치SC는 하노이 T&T FC(베트남)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예선 2라운드 홈경기뿐 아니라 자국에서 열린 구정컵 대회까지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고, 그러한 노력의 결실을 보는 듯했다.
그러나 3-3으로 팽팽히 맞선 승부차기에서 울산의 마지막 키커 김인성이 성공한 뒤 김용대 골키퍼가 키치 페르난도의 슈팅을 막아내며 결국 울산이 웃었다.
울산은 2011시즌 K리그에서 6위로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오른 뒤 K리그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 2012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티켓을 따냈고 대회 우승까지 일궈낸 기억이 있다.
울산은 2012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우승했던 영광을 잊지 않고 있다.
이같은 영광 재현을 꿈꾸는 울산은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상하이 선화(중국)-브리즈번 로번(호주)전 승자와 E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울산은 21일 가시마 원정, 28일 상하이-브리즈번 승자와의 홈경기 등 빽빽한 일정을 소화한 뒤 2017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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