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골프채 대신 물안경 끼고 '카이트서핑' 삼매경

입력 2017-02-08 02:26   수정 2017-02-08 09:08

오바마, 골프채 대신 물안경 끼고 '카이트서핑' 삼매경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으로 나라가 두 쪽이 났지만, '미국 민주주의'의 힘을 신뢰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물놀이에 여념이 없다.

지난달 20일 퇴임 후 휴가에 들어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일상 사진이 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공개됐다.

퇴임 직후 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스에 있는 지인의 고급 주택으로 이동한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는 곧바로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소유한 카리브 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고급 리조트로 여행을 떠났다.

대통령으로 8년간 재임하면서 무려 306번이나 골프장에 나가 '골프 대통령'이라는 애칭도 받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휴가에선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대신 그동안 너무나 하고 싶었으나 할 수 없던 수상 스포츠를 만끽했다고 미국 NBC 방송은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물안경과 안전모, 구명조끼 등을 착용하고 브랜슨과 함께 서핑과 패러글라이딩을 합친 '카이트서핑'을 즐기며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한껏 날려버렸다.

브랜슨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곳에 왔을 때 가장 먼저 한 얘기가 대통령이 되기 전 하와이 주에서 얼마나 서핑을 즐겼는지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새로운 경호팀장이 앞으로 8년간 서핑을 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람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서핑은 물론 그토록 좋아하던 수상 스포츠를 즐기지 못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골프와 농구를 사랑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하와이 주 출신답게 수상 스포츠도 좋아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휴가에서 카이트서핑을 배웠다. 파도 위를 공중부양하는 포일 보드를 배운 브랜슨과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각자의 종목에서 서로 누가 오랫동안 서서 탈 수 있는지 경쟁도 했다고 한다.

사진이 언제 찍혔는지, 오바마 전 대통령의 휴가 언제 끝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통령의 짐을 벗어 던지기 전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휴가 때 실컷 자고 좀 어슬렁대겠다면서 일상을 느긋하게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충전 와중에도 지난달 31일 대변인을 통해 퇴임 후 처음으로 성명을 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난하고 항의시위를 지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시민들이 모여 조직을 이루고 목소리를 내는 헌법적 권리를 행사한 것은 미국의 가치가 위태로워졌음을 보여준다"며 "신념과 종교를 이유로 개인을 차별한다는 개념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후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휴가를 마치면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둘째 딸 사샤가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머물기로 한 워싱턴 DC로 돌아가 본격적인 퇴임 후 생활을 시작한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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