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이 겨우 살린 美교육장관…각료인준 사상 첫 사례(종합)

입력 2017-02-08 04:28  

부통령이 겨우 살린 美교육장관…각료인준 사상 첫 사례(종합)

50대 50 가부동수서 펜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 행사

공화당서 2명 이탈…'反공교육' 기조에 대한 거부감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각료 중 낙마 위기에 몰렸던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내정자가 7일(현지시간) 가까스로 상원에서 인준됐다.

이날 열린 상원 인준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2명의 반대로 50대 50 가부동수가 됐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그의 인준에 찬성하는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서 디보스 내정자는 낙마 위기를 겨우 넘겼다.






AP 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각료 인준과정에서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인준 과정에서 당론을 깨고 공화당 내 이탈표가 나온 것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공화당 계열 독지가인 디보스는 학교 선택권을 강조하는 '바우처 제도'와 '차터 스쿨'(자율형 공립학교)을 지지하는 인물로, 처음부터 야당인 민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아온 데다가 막판에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이 그의 교육관을 문제 삼아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두 의원은 앞서 디보스 내정자 인준을 위한 토론종결 투표에서는 찬성표를 던졌으나 실제 인준 투표에서는 반대표를 행사했다.

두 의원은 그동안 "디보스가 공교육과 관련된 경험이 부족한 데다가 청문회에서도 (교육행정에 관한) 지식의 부재를 드러냈다"고 비판해 왔다.

민주당은 현재 52석인 공화당에서 한 명만 더 반대로 돌려세울 경우 디보스 내정자를 낙마시킬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전날부터 '24시간 항의' 시위까지 벌이며 막판까지 총력을 기울였으나 나머지 한 명을 더 확보하는 데는 결국 실패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반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민주당이 교육개혁의 진보를 저지하기 위해 인준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디보스는 개혁가이고, 우리 아이들을 위한 훌륭한 교육장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디보스가 상원의 문턱을 넘긴 했지만, 인준과정에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만큼 장관 취임 이후 리더십 회복이 가장 시급한 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디보스는 그동안 바우처 제도와 차터 스쿨 확대를 주장하는 단체와 일을 하며 관련 사업에 많은 돈을 내왔고, 또 '미국 어린이 연맹' 단체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교육 민영화에 앞장서 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교사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디보스의 활동은 반(反) 공교육적"이라면서 "대다수의 유권자가 반대하는 특수이익 관련 현안을 밀어붙이는 극도로 부유한 상속녀"라고 비판했다.

청정에너지 사업 등에 투자하는 '윈드퀘스트 그룹' 회장인 디보스는 건강기능식품 업체 암웨이 집안의 상속자인 남편 딕 디보스와 함께 '딕 앤드 벳시 가족재단'의 공동회장도 맡고 있으며, 지난해 대선 때 공화당 측에 270만 달러(약 31억 원)를 기부했다.

shin@yna.co.kr, s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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