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들 경찰 따돌리며 연쇄살인…범행동기 '묘연'
경찰, 현상금 2천400만원 내걸어…주민들 공포 확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등 2개 주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연쇄 살인과 강도를 저지르고 있는 현대판 '보니와 클라이드' 등장에 비상이 걸렸다.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경찰은 각각 법원으로부터 연쇄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윌리엄 빌리 보예트(44)와 공범 메리 라이스(37·여) 등 용의자 커플을 쫓고 있다.
용의자들은 지난달 31일 플로리다 주 밀턴에 있는 여인숙에서 앨리샤 그리어(30)과 재클린 무어(39) 등 2명의 여성을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여성의 시신은 여관에서 유기된 채 발견됐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른 후 앨라배마 주 릴리안으로 넘어가 지난 3일 오전 가정집에 침입해 혼자 있던 페기 브로즈를 살해하고 그녀의 자동차를 훔쳐 달아났다.
이어 6일에는 플로리다 주 펜서콜라의 가정집에 침입해 케일라 크루거(32)에게 총을 쏜 뒤 그녀의 자동차를 훔쳤다. 크루거는 현재 총상으로 중태에 빠졌다.
이들이 범행 후 인근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음식점에 들러 식사를 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히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플로리다 주 밀턴의 여인숙에서 살해된 앨리샤 그리어가 용의자 보예트와 관계가 있었다는 것만 밝혀낸 상태다.
용의자 보예트는 마약밀매 전과가 있으며, 평소에도 마약을 상습 복용하고 정신착란증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성 용의자 라이스는 머리를 노랑으로 염색하고 월마트 등에서 범행과 은신에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보예트의 도주 행각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용의자는 현재 플로리다 주 샌타로사 카운티의 산악 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에게 2만1천 달러(약 2천411만 원)의 현상금도 내걸었다.
샌타로사 카운티 경찰국의 봅 존슨은 "보예트는 제정신이 아닌 살인마"라며 "이들 용의자는 숨어들어 간 산악 지역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그는 경찰의 추적도 잘 알고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용의자들을 표적으로 한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으니 조만간 붙잡히게 될 것"이라며 "그들이 아직 체포되지 않고 추가 범행 가능성이 큰 만큼 주민들은 문과 창문을 꼭 잠그고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지난 1930년대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강도와 살인을 반복한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 등 범인 커플의 수법과 비슷하다며 현대판 '보니와 클라이드' 커플로 부르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던 보니와 클라이드의 살인·강도 행각은 1934년 5월 23일 루이지애나 주에서 경찰에 사살될 때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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