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장관 5명에 상원 반대 111표…속도상 오바마 정부 406표 능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각이 상원의 인준 반대표를 가장 많이 받은 미 정부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5명이 상원의 문턱을 넘는 과정에서 모두 111표의 반대가 나왔다.
대부분 민주당에서 나온 반대이지만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에겐 공화당 의원 2명이 당론을 깨고 반대표를 던져 시선을 끌었다.
이날 열린 상원 인준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2명의 반대로 50대 50으로 가부동수를 이뤘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교육장관 인준에 찬성하는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서 디보스 장관은 낙마 위기를 겨우 넘겼다.
임기 초반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장관 인준 과정에서 나온 반대는 역대 정권을 능가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4번의 임기 동안 내각 인준에서 83표의 반대를 받았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임기 2번· 55표), 조지 W.H. 부시(임기 1번·54표), 제럴드 포드(임기 1번·50표), 지미 카터(임기 1번·49표), 해리 트루먼(임기 2번·37표), 빌 클린턴(임기 2번·18표) 등 이전 대통령 때의 반대표는 트럼프 정권보다 적었다.
현재까지 트럼프 정부보다 반대표가 많았던 정권의 수장으로는 리처드 닉슨(임기 2번·113표), 로널드 레이건(임기 2번·124표), 조지 W. 부시(임기 2번·157표) 대통령이 있다.
반대표 최다 기록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갖고 있다. 임기 2년간 그가 지명한 장관 내정자들은 상원 인준에서 모두 406표의 반대표를 받았다.
WP는 다만 지금 속도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인 오바마 대통령의 최다 기록을 깰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반대표 최다 기록의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취임 초기만 비교하면 트럼프 대통령보다 상원 인준의 상황이 훨씬 좋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기 지명자 가운데 8명은 롤콜(호명) 투표 과정 없이 구두 투표나 만장일치로 상원 문턱을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내정자들은 지금까지 모두 롤콜 투표를 했다.
과거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몇몇 장관 후보자들은 단 한 표의 반대 없이 상원 인준을 받곤 했는데 분위기는 1980년 들어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1981년 취임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장관 지명을 할 때 이념을 우선순위로 하면서 정치 쟁점화 문제로 불거졌다고 보고 있다.
이해 집단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노동부나 내무부 등 이해관계가 얽힌 장관직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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