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념관 건립…"2월14일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 추모행사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일왕(日王)을 향해 폭탄을 투척해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에 알린 이봉창 의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내년 용산구에 들어선다.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 순국 107주년을 맞아 13∼14일 다양한 추모행사도 열린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8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안중근 의사 추모행사·이봉창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용산구는 이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독립운동가 이봉창 의사 기념관을 내년까지 건립한다고 밝혔다.
이 의사의 옛집이 있던 효창동 118번지 인근에 조성되는 479.1㎡ 공원에 연면적 60㎡ 규모의 기념관을 짓는다.
1901년 서울 용산에서 태어난 이 의사는 1931년 상하이 임시정부를 찾아가 백범 김구 선생이 결성한 한인애국단에 가입했다. 이듬해 1월8일 도쿄 경시청 정문 앞에서 육군 관병식에 참석하러 가던 히로히토 일왕 일행에게 폭탄을 던졌다.
폭탄은 일본 궁내대신이 탄 마차 옆에서 폭발해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임시정부를 비롯한 독립운동에 활력소가 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이봉창 의사는 1932년 10월10일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32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고인의 유해는 백범 김구 선생에 의해 1946년 6월30일 국내로 봉환돼 효창공원에 안장됐다.
성 구청장은 "이 의사는 미혼 상태에서 순국해 자손이 없어 이 같은 의거에도 상대적으로 다른 독립운동가처럼 추모·기념사업이 활발치 않았다"며 "용산구 30만 구민이 자식 같은 마음으로 기념관 건립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의사에 대한 예우 문제를 지적하면서 "안중근·윤봉길 의사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에 추서됐지만 이 의사는 대통령장(2등급)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이 의사의 의거를 다시 평가하고 재조명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용산구는 또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2월14일을 기억하자는 뜻에서 13∼14일 추모행사를 연이어 진행한다.
13일 오전 9시30분 성 구청장과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숙명여대 학생 등 40여명이 효창공원 안중근 의사 가묘에 단체로 참배한다.
이들은 안 의사의 자주독립·희생정신을 기리며 헌화하고, 안 의사 유해의 조속한 귀환을 기원한다.
효창공원 백범 김구 선생 묘역 옆에는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안장한 삼의사묘역과 함께 안 의사 유해를 찾았을 때 모셔오기 위해 마련한 안 의사의 가묘가 있다.
1910년 3월26일 순국한 안 의사의 유해는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旅順) 감옥 인근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안 의사는 순국 전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라고 유언을 남겼다.
이날 오전 10시30분에는 용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지역 고등학생들이 만든 '안중근 의사 UCC' 3편을 상영한다.
이어 서 교수와 성 구청장, 독립기념관 김주용 박사가 함께하는 '안중근 토크 콘서트'를 300여명의 시민과 함께 진행한다.
14일 아침에는 용산구 홈페이지와 서 교수 SNS를 통해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소원' 영상을 배포한다. 안 의사의 정신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국제 홍보를 위한 영어판도 함께 제공한다.
성 구청장은 "용산구는 백범 김구 선생은 물론 이봉창 의사 등 7위 선열의 묘소와 안 의사의 가묘가 있는 호국도시"라며 "구 차원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계속 사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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