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디지털단지역 환승때 '비장애인 3분, 휠체어 타면 22분'

입력 2017-02-08 11:26  

가산디지털단지역 환승때 '비장애인 3분, 휠체어 타면 22분'

협동조합 무의, 14개 지하철역 휠체어·유모차 환승지도 자체 제작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해 환승하려면 7배나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협동조합 무의에 따르면 교통약자가 가산디지털단지역(1호선 구로 방향에서 7호선 남구로 방향)에서 갈아타는 시간은 22분으로, 비장애인 환승 시간 3분에 비해 훨씬 길다.

협동조합 무의는 홈페이지(www.wearemuui.com/kr/specialproject)에 14개 서울 지하철역 환승 휠체어 지도를 공개했다.

무의는 환승거리가 긴 가산디지털단지역, 건대입구역, 고속터미널역, 김포공항역, 노원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대림역, 서울역, 석계역, 신도림역, 영등포구청역, 왕십리역, 이수역, 종로3가역을 조사했다.

14개 역 중 환승 시간이 가장 짧은 신도림역(2호선 문래 방향에서 1호선 인천·천안 방향)도 휠체어·유모차로는 8분이나 걸린다. 카카오 지하철 앱 기준으로 비장애인에겐 2분 거리다.

교통약자 기준 환승시간이 가장 긴 역은 가산디지털단지역이다. 이 밖에 노원역 21분, 서울역 20분, 왕십리역 19분, 영등포구청역 18분, 대림역 18분, 건대입구역 16분, 종로3가역 16분, 고속터미널역 16분 등이다.

비장애인이 이들 역을 환승하려면 노원역 8분, 서울역 3분, 왕십리역 6분, 영등포구청역 4분, 대림역 5분, 건대입구역 5분, 종로3가역 7분, 고속터미널역 9분이면 된다.

가산디지털단지와 건대입구, 대림, 영등포구청역 등 4개 역은 휠체어로 환승하려면 역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했다.




무의는 "장애를 무의미하게"를 내세운 장애인 여행콘텐츠 제작전문 협동조합이다. 이번 휠체어 지도는 계원예술대 광고브랜드디자인과 김남형 교수 지도로 학생 3명이 지난해 7∼9월 직접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역을 다니며 제작했다.

공공에서 하기를 기다리다 지친 민간에서 직접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환승지도를 만든 것이다.

이들은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해 지하철을 환승하려면 여러 층을 오르내려야 하는 점에 착안해 층별 평면지도를 만들었다.

일반 지하철 지도에는 교통약자용 길이 나오지 않고, 교통약자용 지하철 앱은 입체지도와 글로 설명돼 있어 불편한 점을 보완했다고 무의는 설명했다.

지도 제작에는 오토복코리아가 휠체어를 협찬했고 웹디자이너 윤경은씨가 자문했다.

무의는 이달 중 4개 역 환승지도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직원들이 자원봉사로 힘을 보탰다.

무의는 이번 조사 중 찾은 표지판 개선 제안사항을 서울시와 각 지하철 운영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은 "휠체어를 타는 초등학생 딸과 함께 지하철 환승을 하며 아이를 휠체어째로 들거나 하염없이 먼 길을 돌아가야 했던 경험을 토대로 교통약자 평면지도를 만들었으며 여정 지도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장애인 250만명과 유모차·노약자까지 전국 교통약자가 1천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대중교통 안내 표지판이 이용자 눈높이에 맞게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의는 지난해 서울과 부산 명소를 휠체어로 여행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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