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남홍길 교수팀 "엽록체 보호·광합성 효율 조절 산화방지반응 이해 실마리"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한국·미국 공동 연구진이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물방울 안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분석하는 방법으로 식물 엽록체 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단장 남홍길 DGIST 교수)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8일 마이크로 크기 물방울에서의 반응속도 측정법을 엽록소 탈금속반응에 적용, 반응속도가 효소 도움 없이도 1천여배 빨라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식물 세포 내 엽록체에서는 에너지를 만드는 광합성이 이뤄지고 엽록체 내 '그라나'라는 더 작은 구조에서는 엽록소가 빛을 흡수해 산소와 화학에너지를 만든다.
엽록소에서는 다양한 화학반응이 일어나며 산성 조건에서는 스스로 자기보호를 위해 엽록소 분자 중심의 마그네슘 이온이 수소 이온으로 교체되는 탈금속반응이 일어난다. 탈금속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면 금속이온이 과활성화돼 광합성 기능을 잃게 된다.
탈금속반응은 그동안 일반 크기의 실험 용액에서는 실제 광합성 과정에서의 빛 에너지 흡수와 전달 속도보다 반응속도가 매우 느려 중요성이 간과됐다.
연구진은 식물의 실제 물리적 공간과 유사한 환경에서 엽록소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마이크로 크기의 물방울을 만들어 생화학 반응의 역학을 관찰했다.
염산을 포함한 물방울과 엽록소를 포함한 물방울을 빠른 속도로 충돌시켜 크기가 10㎛ 정도인 융합 물방울을 만들고, 이 물방울의 비행거리 차를 둬 엽록소가 산에 의해 점차 탈금속화하는 과정을 마이크로초 단위의 빠른 속도로 측정했다.
그 결과 엽록소의 탈금속반응이 수십 마이크로초의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일반 크기 용액의 상태에서 측정된 반응속도 값보다 약 1천 배 정도 빠른 것이다.
연구진은 마이크로 크기의 물방울이 갖는 물리적 공간의 제한과 물방울 자체의 표면 효과로 반응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풀이했다.
연구진은 엽록소는 산화되면 광합성 기능을 잃지만 탈금속반응은 엽록소의 산화를 방지하는 역할로 엽록소를 보호한다며 후속연구를 통해 엽록소의 변화가 광합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생물물리분야 국제학술지인 '쿼틀리 리뷰스 오브 바이오피직스(Quarterly Reviews of Biophysics, 2월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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