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6천, 지방대 3천 요구'…선수 2명 해당 대학 못가
(군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고교 축구팀 감독으로 재직할 당시 "대학에 진학을 시켜주겠다"며 선수 학부모에게 거액을 받은 축구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선수들을 경기에 출전시켜 경력을 관리해주고 친분 있는 대학감독들에게 입학을 부탁했지만, 해당 학생은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8일 수도권 소재 대학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켜주겠다며 학부모들에게 9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전북도내 모 고교 축구팀 전 감독 김모(50)씨를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자신이 감독으로 재직한 A고교축구부 선수의 학부모 2명에게 5차례에 걸쳐 모두 9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수도권 대학 진학은 6천만원, 지방소재 대학 진학은 3천만원을 요구했으며 두 선수가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도록 경기에 출전시키는 등 경력을 관리해줬다.
감독이 경기 선수선발의 전권을 가지는 점을 이용, 선수들에게 대학 진학에 필수적인 '경기출전 시간'을 확보해 준 것이다.
또한 김씨는 친분 있는 대학감독들에게 두 선수를 '우수학생'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학 진학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해 선수 2명은 모두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 1명에게는 받았던 돈 3천만원을 돌려주었고, 일부는 개인빚을 갚는 데 썼다.
김씨는 1989년부터 11년간 프로축구 선수로 활동하고 2002년부터 15년간 고등학교 축구부감독을 맡았으며, 지난해 3∼12월 한시적으로 전북현대축구단 스카우트 겸 코치를 지냈다.
김형길 군산지청장은 "진학지도와 관련해 금품을 받아 체육특기생 입시를 혼탁하게 하고, 체육계에 그릇된 풍토를 조장해 땀 흘려 미래를 준비하는 어린 학생들의 자긍심을 잃게 했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경쟁'이라는 사회적 신뢰를 짓밟아 비난 가능성이 커 무관용 원칙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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