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 불안감 확산…퇴진투쟁에 모든 것 버리고 나서겠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임형섭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8일 "만약 탄핵이 기각돼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다시 퇴진 투쟁을 해야 한다. 그 길에 모든 것을 버리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촛불혁명이 실패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탄핵이 기각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에도 긴급회견을 자처해 "헌법재판소는 국민을 믿고 2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하라"고 압박한 데 이어 연일 촛불민심을 대변하면서 선명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시장은 "탄핵 반대 집회에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하고, 어제 새누리당에서는 헌재가 탄핵을 기각해도 존중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봐서 (박 대통령의 복귀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탄핵심판 전망을 두고 진보진영 일각에서 선거운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아무래도 그런 것을 심각하게 고려할 상황이긴 하지만 세력 재편도 단순한 문제는 아니니 두 가지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는 "박 대통령이 특검 조사를 회피했다.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탄핵심판도 지연시키고 있다. 정경유착 국정농단의 공범인 재벌에 대한 수사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면서 "특검 수사가 연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사기간 연장을 즉각 승인해야 한다. 그것이 준엄한 명령"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다만 "황 권한대행은 법무부 장관 시절 국정원 댓글수사팀에 좌천성 인사라는 보복을 단행한 전력이 있다. 특검이 박 대통령과 황 권한대행, 재벌 앞에서 좌초하는 걸 지켜볼 수 없다"면서 "국회가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충분한 특검 수사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시장은 최근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사법시활 부활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과거의 기억을 버리고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젊은이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사법시험 존치로 입장을 전환하길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자서전인 '이재명의 굽은 팔'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계층 이동의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사법시험, 행정고시, 그리고 이미 사라진 외무고시 같은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6일 노량진의 한 공무원 시험학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로스쿨을 만들었던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이제 와서 다시 국가정책을 뒤집어 사법시험으로 되돌아가자고 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시장은 "참여정부 때 추진한 로스쿨 도입 때문에 곤란한 점도 있긴 하지만,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사법시험 존치와 로스쿨과의 병존, 병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표를 겨냥, "정말 토론 좀 했으면 좋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염두에 둔 듯 "명망과 대세에 의존해 선택이 이뤄진 결과가 얼마나 참혹했는지 그야말로 체감하고 있다"고 공개토론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회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비전과 정치철학, 실천력, 용기, 일관성, 책임성 등을 표현하는, 그래서 검증받을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이 시장은 자신을 '촛불민심의 대변자'로 지칭하며 "저 이재명은 개인이 아니라 이 나라의 무수저들, 그분들의 열망을 대변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의 영원한 스승으로, 열심히 따라가려고 노력하되 거기에 갇히진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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