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 연말 정계 개편을 앞두고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강조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발벗고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주재한 당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제32차 회의에서 중국이 책임감 있고 헌신적인 산업노동자 대오를 만들기 위해 이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순탄한 진로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8일 보도했다.
회의에 참가한 최고지도부와 관련 부처 관계자는 노동자 계층을 중국의 영도 계층이라고 치켜세우고 '새시대 산업노동자 대오 건설 개혁 방안' 등 노동자를 위한 일부 개혁안도 통과시켰다.
노동자 계층은 중국공산당 당장(당헌) 상 당의 권력 확보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계층으로 규정돼 있지만, 지난 수십 년 간 빠른 성장기에 정치·경제적 위상이 약화했다.
이번 회의는 지도부가 민간 자본의 이탈과 기업 실적 부진, 경기 둔화에 따른 실업 증가 등 전례없이 큰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진행됐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최대 국유기업인 룽메이(龍媒)그룹의 노동자 수백 명이 작년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중국 정부가 산업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철강과 석탄 노동자 180만 명을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파업과 노동쟁의가 전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중국 역사학자 겸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노동자를 달래려는 제스처와 노력은 최고권력층 개편이 이뤄질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에 중대 사안인 사회 안정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이공대 후싱더우(胡星斗) 교수는 정부가 장기적으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독려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후 교수는 과거 고속성장을 이끌기 위해 값싼 노동력을 이용했지만,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노동자의 기술과 지식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거의 없었다며 "개혁이 산업과 경제만 고려하기보다 노동자의 지위 개선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회의에서는 관영매체 기자와 편집자, 관리자의 충성도 강화를 위한 평가 체계 개선 등 관영매체 인사 관리 개혁을 위한 방안도 통과됐다.
디지털 시대에 소셜미디어가 부상하면서 타격을 입은 전통 매체가 기관지로서 효용성을 유지하도록 만들려는 노력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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