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간 떼어준 고3 효녀 교육감 표창 받는다

입력 2017-02-08 16:59   수정 2017-02-08 17:16

아버지에게 간 떼어준 고3 효녀 교육감 표창 받는다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가족한테 내 몸 일부를 떼어주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간 경화를 앓은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해 화제가 된 장은소(19)양은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차분하게 자기 생각을 말했다.

대구 정화여고 3학년인 장양은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지난해 12월 2일 11시간 수술 끝에 아버지 장성기(49)씨에게 자기 간 60%를 떼어줬다.

장성기씨는 군에서 제대한 뒤 B형 간염에 걸려 간경화증에 시달렸고 황달수치가 급격하게 올라 급하게 간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였다.

장양은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간 기증을 결심했다.

기형아로 판단된다는 의사 의견에도 부모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자기가 1.8㎏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자란 것도 부모 덕이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장양은 12월 16일 퇴원했다. 현재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

아버지 장씨는 12월 29일 퇴원하고 운동과 치료를 병행하며 건강을 회복하는 중이다.

가족에게 간을 떼어주는 일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고등학교 3년 수험생이 선뜻 결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간 기증 적합확인 검사를 2회 받는 등 장양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대입 전형에 응했다.

그러다가 보니 수능 전에 응시한 수시모집 합격 기회는 놓쳤다.

그러나 정시모집에선 모 대학 항공서비스학과에 합격했다.

항공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목표에 한발 다가선 셈이다.

이인우 정화여고 교장은 "장양이 평소 착하고 인성이 반듯한 학생이었는데 아버지에게 선뜻 간을 기증해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됐다"고 칭찬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런 선행을 기려 9일 졸업식 때 장양에게 교육감 표창을, 정화여고는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장양은 "미숙아에 기형아 가능성까지 있었다는 저를 부모님이 포기하지 않았기에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며 "고마운 부모님께 자식으로 도리를 다하는 게 당연하다"고 재강조했다.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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