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메모리 반도체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낸드플래시 첨단제품 개발을 놓고 업체 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낸드플래시 업체인 웨스턴디지털(WD)은 6일(현지시간) "일본 요카이치에서 512Gb의 64단 3D(3차원) 낸드 칩의 시험생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WD는 "업계 최초의 512Gb 64단 3D 낸드 칩"이라며 "이 칩은 기술·제조 협력사인 도시바와 공동개발했다"고 덧붙였다.
WD는 앞서 지난해 7월 선보인 64단 칩의 밀도를 2배로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산 시점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저장해두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와 데이터 센터 등에 이용된다.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대체품으로 확산하고 있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도 응용 분야의 하나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의 점유율 구도는 삼성전자[005930]가 36.6%로 1위이고, 그 뒤를 도시바(19.8%), WD(17.1%), SK하이닉스[000660](10.4%), 마이크론(9.8%)이 따르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상반기 중 64단 3D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SSD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르면 1분기 중 나올 수도 있다.
이 제품 역시 512Gb의 용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시제품 생산에서 출발해 양산 체제를 갖춘 뒤 이를 SSD에 탑재하기까지는 6개월∼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의 기술력이 더 앞서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실적 발표 뒤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64단 V-낸드의 공정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64단을 건너뛴 72단 낸드로 승부를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11월부터 48단 3D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72단 제품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연평균 4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낸드플래시 시장을 두고 반도체 업계에서 초고층 적층(積層)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사업 지분 20%를 매각하기로 함에 따라 그 향배도 반도체업계의 관심사다. 업체 간 합종연횡의 결과에 따라 낸드플래시 업계의 지형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