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 이른 모바일 공백 메우며 캐시플로 역할
"IoT·인공지능과 결합으로 IPTV 외연 확장될 것"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이동통신사의 IPTV 사업이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와 달리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는 케이블TV 매출은 감소세다.
새로운 기술로 IPTV 콘텐츠를 꾸준히 보강하는 이통사의 IPTV가 케이블TV 가입자를 조만간 추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IPTV 매출·가입자 모두 호조…케이블TV는 경영 악화
9일 이동통신 3사가 최근 발표한 2016년 4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IPTV는 매출이 전년 대비 20∼30%씩 늘어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동통신분야의 매출이 -0.9~3.2%로 정체에 빠진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IPTV 시장 1위 사업자인 KT는 IPTV 부분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IPTV가 포함된 미디어(올레tv, 올레tv모바일, 스카이라이프) 매출이 전년 대비 13.4% 증가한 1조6천400억을 기록했다.
KT 신광석 전무(CFO)는 "IPTV 사업이 별도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23.9% 증가했다"며 "IPTV 매출이 올해부터 연간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여 이익 측면에서도 큰 기여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부문은 가입자 증가와 유료 콘텐츠 판매 확대로 8천4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33.3%나 늘어난 것이다.
LG유플러스도 IPTV,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 등을 합한 TPS(결합상품) 매출이 9.8% 증가한 1조5천847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IPTV 매출은 전년 대비 22.8% 성장한 6천121억원으로 TPS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IPTV 가입자 증가세 역시 두드러진다. KT는 IPTV 가입자가 전년 대비 49만명이 순증해 700만명을 돌파했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는 각각 48만, 27만 늘어난 396만명, 255만을 기록했다.
IPTV가 승승장구한 것과 달리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은 실적이 악화했다.
CJ헬로비전이 발표한 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조1천6억원으로 1년전보다 6.9% 감소했다. 가입자는 412만명으로 전년 대비 1만7천여명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IPTV의 빠른 성장 속도는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IPTV사업 전체 매출은 2013년 1조1천251억원, 2014년 1조4천872억원, 2015년 1조9천88억원으로 연평균 30.3%씩 늘었다.
이와 달리 전체 케이블TV 매출은 2011년 2조1천200억원에서 2015년 2조2천600억으로 큰 변동이 없다.
조만간 IPTV 가입자 수가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11년 1천478만명에서 2015년 1천373만명으로 줄었다. 반면에 IPTV는 2011년 422만명에서 2015년 1천136만명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 성장 시동 건 IPTV, AI·IoT로 가입자 끌어들이기 '총력'
IPTV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통사들이 이동전화 시장은 포화상태에 달했지만, IPTV 시장은 케이블TV 업계와의 경쟁을 통해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IPTV를 중심으로 한 결합상품의 외연을 확장해나가려는 시도가 그 예다.
작년말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비서 '누구'를 SK브로드밴드의 Btv와 연동했다. KT는 지난달 인공지능 음성 비서를 탑재한 IPTV 셋톱박스에 스피커, 전화, 카메라를 결합한 '기가 지니'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도 홈IoT나 IPTV 분야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정보통신연구원 김민철 연구위원은 'IoT 시대, 결합상품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칼럼을 통해 "사물인터넷(IoT) 혹은 만물인터넷(IoE)의 시대가 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수요와 다양한 성격의 기기가 추가될 것이고 이들을 연계하여 활용하는 다양한 신규 서비스나 콘텐츠의 제공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관계자는 "이제 IPTV 업계는 유선통신업계의 주력상품인 만큼 기술 및 콘텐츠 투자 등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고 ARPU를 높이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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