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둘로 나눈 트럼프 '反이민 명령'…미국·유럽 55%, 지지(종합2보)

입력 2017-02-09 22:00   수정 2017-02-09 22:01

세계를 둘로 나눈 트럼프 '反이민 명령'…미국·유럽 55%, 지지(종합2보)

美·英 조사서 무슬림 반감 재확인…트럼프 "가장 인기있는 행정명령"

트럼프측, 제9 연방항소법원 항고심 결정 앞두고 전방위 여론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찬성 여론이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미국인 2천7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2월2∼4일) 결과에 따르면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찬반을 묻는 말에 '강력 지지' 35%, '다소 지지' 20%로 지지 응답이 총 55%로 나왔다.

반면 '강력 반대' 26%, '다소 반대' 12%로 반대 답변은 38%에 그쳤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8%였다.

유럽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과반이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유사한 이민규제를 지지했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는 전날 유럽 10개국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평균 55%가 무슬림 이민 중단에 찬성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폴란드 국민 71%가 이런 규제에 찬성했으며, 독일과 영국이 각각 53%, 47%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 12월 12일부터 1월 11일까지 한 달간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그리스,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영국 유권자 1만1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이러한 조사 결과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즉각 관련 통계를 소개하면서 "'이민금지'는 지금까지 트럼프의 가장 인기 있는 행정명령 중 하나다"라고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폴리티코-모닝컨설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찬성 55%, 반대 38%를 분명히 대조시킨 새 도표도 트위터에 함께 올렸다.

또 채텀하우스의 여론조사를 다룬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신속한 반응은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항소법원의 항고심 결정을 앞두고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워싱턴DC에서 한 미국보안관협회(NSA)-경찰공무원 대상 연설에서도 반이민 행정명령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법원들이 매우 정치적"이라고 일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만 소개했으나 반이민 행정명령을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인 여론조사도 있다.

퀴니피액대학이 지난 2∼6일 등록 유권자 1천1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과반인 51%가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했다.

CBS가 지난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51%가, 같은 날 결과가 나온 CNN·ORC 여론조사에서도 53%가 각각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했다.






폴리티코는 여론조사 문항의 단어 사용이 결과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기관 라스무센 리포츠 조사는 문항에서 행정명령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막을 수 있는 수단으로 소개했는데 결과적으로 응답자의 55%가 행정명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면 행정명령 반대 여론이 우세한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에서는 이라크, 시리아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중단하는 것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지 물었다.

하지만 단어 사용보다는 조사 방법이 중요하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반이민 행정명령을 지지하는 응답 비율은 전화 인터뷰 조사보다는 온라인이나 자동응답 전화 조사에서 높게 나온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 민심이 행정명령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s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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