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세종연구소 본부장, 콘퍼런스서 주장…"플루토늄 52㎏ 보유"
"北 2020년 이전 다양한 핵미사일 '전략군' 배치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이 현재 플루토늄(Pu) 52㎏과 고농축우라늄(HEU) 280㎏의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이 9일 제기됐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국제 콘퍼런스에 앞서 배포된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해결 방안'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원자로 등 대규모 시설이 필요한 플루토늄과 달리 HEU는 소규모 시설에서 은밀하게 생산할 수 있어 군 당국도 북한의 보유량을 구체적으로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발표문에서는 이런 추정치를 내놓은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은 채 "매년 Pu은 6kg씩, HEU는 80kg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1개 핵탄두 생산에 Pu 2~6kg 또는 HEU 15~20kg이 소요된다"며 "북한의 핵물질 확보량을 감안할 때, 약 22~45기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 본부장은 "북한의 5차 핵실험(작년 9월 9일)은 HEU를 이용한 것으로 보이며, 상대적으로 강력한 폭발위력을 과시한 것은 충분한 HEU가 확보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특히 핵증폭 기술을 활용할 경우 핵탄두의 소형화에도 유리할 뿐 아니라 더 소량의 핵물질로 더 많은 핵무기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4차 핵실험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5차 핵실험을 실시한 것은 가급적 최단기간 내에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확보해 새로운 상황을 조성하려는 의지를 행동으로 과시한 것"이라며 "현재 추세라면 북한은 2020년 이전에 다양한 유형의 핵미사일을 '전략군'에 배치, 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 정부의 북핵 대응 방식에 대해 "정부는 현재의 압박외교를 더욱더 강도 높게 전개하는 것 외에 사실상 다른 대안이 없다"며 "다만,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정권붕괴나 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비핵화 대화 재개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병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동북아전략연구실장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발표될 '스트롱맨 시대의 미중관계와 한반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중·일·러 4강의 지도자가 모두 강력한 외교·안보 정책을 표방하는 '스트롱맨' 시대를 열어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외교는 상당기간 리더십 공백기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박 실장은 "북핵 문제를 비롯하여 북미 관계의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다면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에 핵탄두 탑재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는 물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배치를 완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 경우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으며 트럼프라는 스트롱맨의 성향상 미 행정부에서 '선제타격론'에 대한 검토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선제타격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대북 협상력 제고와 대중 압박 가중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당면한 리더십 공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트럼프의 대외정책이 모습을 갖춰 가는 기간 동안 우리의 정책을 설명하고 양국의 협조공간을 넓혀가는 차분한 접근이 요망된다"고 조언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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