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금인상" 요구하며 농성…학교 "대학 청소노동자 최고수준"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970일째 농성 중이던 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장이 강제철거됐다.
철거 과정에서 청소노동자, 민주노총 조합원 등과 법원 집행관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울산지법 집행관과 집행보조자(용역업체 직원) 30여 명은 9일 오전 7시 40분께 울산 동구 울산과학대 정문 앞 청소노동자 농성장을 강제철거했다.
이번 철거는 청소노동자들이 대학 부지를 불법 점거하고 천막을 치는 등 학습 환경을 헤치고 있다며 대학 측이 가처분 신청을 제기, 법원이 최근 이를 받아들이면서 집행됐다.
철거가 시작되자 농성장 앞을 지키고 있던 청소노동자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 30여 명은 서로 팔짱을 끼고 구호를 외치면서 막아섰다.
이 때문에 법원과 노조 측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1시간 만에 철거가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나 입건자는 없었다. 만악에 사태에 대비해 경력 1개 중대(80여명)가 배치됐다.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6월 16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학교 본관에서 첫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대학이 퇴거·철거 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이 승인하면서 농성장은 본관 밖으로, 이어 정문 바로 앞으로 밀려나 이날까지 970일째 학교 부지에서 농성을 이어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청소노동자들이 시급 6천원과 성과금 100%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대학과 법원이 농성장을 철거한 것은 비인간적이다"며 "대학 측 대화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대학 측은 "전국 대학 청소노동자 중에서 최고 수준을 받는 우리 학교 청소노동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스스로 재고용을 거부해왔다"며 "교육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위를 더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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