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감증' 원자력연, 방사성폐기물 무단폐기(종합)

입력 2017-02-09 14:57   수정 2017-02-09 14:59

'안전 불감증' 원자력연, 방사성폐기물 무단폐기(종합)

원안위, 실태조사 중간결과 발표…조사 완료 후 행정처분키로

원자력연 "진심으로 사과…책임자 처벌·재발방지 등 혁신 약속"

(서울·대전=연합뉴스) 신선미 이주영 기자 =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자력안전법에 규정된 절차를 지키지 않고 방사성폐기물을 무단으로 폐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지난해 11월 7일부터 원자력연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원자력연 김종경 원장은 이에 대해 "폐기물 무단폐기 특별검사 결과와 관련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책임자 처벌은 물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조치를 포함해 철저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안위의 특별검사 대상은 원자력연 내 핵연료재료연구동, 가연성폐기물처리시설, 금속용융시설 등 원전제염해체 관련 시설 3곳이다.

원안위는 현재까지 이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21회 했고 시료를 50여개 채취해 분석했으며 20여 명의 관계자를 면담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원자력연은 방사선관리구역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폐기물을 연구원 밖에 매립했으며, 공릉동 연구로를 해체할 때 발생한 콘크리트 2t과 토양(200ℓ드럼 58개)을 연구원 안에 매립 또는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폐기물은 방사선 수치가 낮은 자체처분폐기물로 원안위의 허가를 받아 처리해야 하지만 원자력연은 이런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또 방사선관리구역에서 사용한 장갑·비닐 등을 2011년 5월부터 2015년 7월까지 한 달에 20ℓ씩 일반쓰레기로 버렸고 500ℓ는 태워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작업복과 이를 세탁한 물도 무단으로 배출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아울러 원안위는 원자력연이 우라늄 변환시설 해체 폐기물을 용융 처리하는 허가만 받고도 세슘 폐기물 등 109t가량을 허가 없이 녹였고, 작업 시 이용한 장갑 등을 태웠으며 폐기물 소각 시설의 배기가스 감시기 측정기록까지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연구원 밖에 버린 방사성폐기물 중에서 일부는 다시 연구원으로 회수해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도록 조처했다"며 "자료 검증과 방사선환경평가 등의 추가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원자력에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며, 같은 위반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종경 원장은 이에 대해 "특별 검사로 확인된 문제들은 일부 직원의 의식 부족과 기관 차원의 관리시스템 미흡이 큰 원인으로 판단된다"며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연구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연구윤리 부족, 연구원 내 폐기물 관리시스템, 투명성 강화방안 등을 철저히 검증하고 안전을 총괄하는 조직과 기능을 강화하는 등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sun@yna.co.kr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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