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정유년 정월 대보름을 이틀 앞둔 9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에서 연중 가장 큰 굿인 신과세제(新過歲祭)가 열렸다.
굿이 시작된 이른 아침부터 마을주민 등 100여 명은 각자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제단에 올렸다.
굿은 김윤수 큰심방(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 제주칠머리당굿 기능보유자)이 주관해 궤문 열림∼열명∼초감제∼군문 열림∼새도림∼본향듦∼풍니놀이∼마을 도산받음∼집안 각산받음∼마을 도액막음∼집안 액막음∼궤묻음 순으로 진행됐다.
송당리 본향당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을 모신 신당으로 제주 당(堂)신앙의 뿌리이자 메카로 불린다. 제주에서 열리는 무교식 마을제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본향당굿은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제주도 무속 당본풀이로 보면 송당리는 당신(堂神)들의 원조가 되는 수렵·목축신이자 남신(男神)인 '소로소천국'과 농경신이자 여신(女神)인 '금백조(백주또)'가 결혼해 터를 잡은 곳이다.
이 둘 사이에서 18명의 아들과 28명의 딸이 태어났고, 이들과 그 자손들이 뻗어 나가 제주 전 지역 368개 마을의 당신이 됐다고 전해진다.
당굿을 통해 마을 사람들은 본향당신에게 집안과 마을의 액을 막고, 건강과 융성을 기원한다.
송당리마을제는 한 해 음력 1월 13일(신과세제), 2월 13일(영등굿), 7월 13일(마불림제), 10월 13일(시막곡대제) 등 네 차례 행해지는데, 이 가운데 정월 제사가 가장 크다. (글·사진 = 박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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