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두 차례 인하 예상 연 0.75%…강달러·중국위험 주목해야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부진 탓에 성장률이 2.3%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해 두 차례 인하, 연 1.25%인 기준금리가 연 0.75%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기획재정부(2.6%)와 한국은행(2.5%)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보다 낮다.
소시에테제네날(SG)은 9일 올해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여 살펴야 할 요인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와 중국 위험을 지목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네랄 CIB의 미칼라 마커슨 경제 리서치 부문 글로벌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D타워 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주시할 지표를 하나만 고르라면 미국 달러의 향배"라며 "높은 부채와 잉여 생산력 문제에 시달리는 중국발 위험도 세계 경제에 위협 요소"라고 말했다.
마커슨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을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재정 부양정책과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을 과도하게 밀어붙일 것 가능성"이라며 "두 가지 모두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정책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달러 강세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보다 재정부양책 쪽이 세계 경제에 더 큰 위협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마커슨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교역질서를 무너뜨릴 정도로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않으리라고 보지만 만약 과도한 재정부양책을 편다면 별다른 무역조치 없이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텐데, 이는 전 세계에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부 수출국은 유리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국가가 달러 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심해질 경우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을 국가로 중국을 꼽으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커슨 대표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위안화 약세가 된다"며 "달러 가치가 10∼15% 정도만 높아져도 중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도 치명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시에테제네랄에서는 올해 말 위안/달러 환율이 7.3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은 각종 부채와 잉여 생산력 문제로 과거처럼 신용 확장에 의존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져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올해 전반적인 세계 경제 상황은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저유가에 따른 소비 진작이 고용과 투자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끄는 미국이 적정한 수준의 재정 완화정책을 펼 경우 전 세계적으로 0.5% 정도의 경기 상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한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작년보다 낮은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는 연말에 연 0.75%까지 내려간다고 예상했다.
오석태 한국 소시에테제네랄증권 본부장은 "한국 경제가 2년간 저금리 정책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에 의존해 전반적인 내수경기가 비교적 나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내수경기가 하향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내수 둔화와 맞물려 앞으로 5∼6개월 안에 가계부채 증가율이 눈에 띄게 꺾이고 경기 침체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속도 조절 차원에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달러 강세 등 트럼프 당선 이후의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이 한국 경제에 특히 많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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