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국방도 방위비 언급 안해…트럼프, 나토 압박과 대조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제출한 서면답변 자료에서 한국에 대해 "미군을 지원하는 데 이미 많은 양을 기여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8일(현지시간) 확인되면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한미동맹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은 낮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시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틀어지면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현재 50% 수준인 한국의 분담률에 대해 '100% 부담은 왜 안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틸러슨 장관의 언급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서는 방위비 분담금을 높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나토를 향해 "많은 (나토) 회원국이 그렇게(적절하게 재정적으로 기여하는 일) 하지 않았고, 많은 회원국은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수준에)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9일 "후보시절부터 방위비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나토 압박용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많았다"면서 "앞으로의 행보도 주시해야겠지만 일단은 이런 분석이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특히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2∼3일 방한 때 방위비와 관련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이 공식 회의에서는 물론이고 만찬 등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방위비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방위비 문제가 회담의 공식 의제는 아니었지만 언제라도 회담 테이블에 올라올 수 있다고 보고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의 기여, 미국산 무기 수입현황 등 관련 자료를 마련해놓고 대비했지만 당장은 꺼낼 필요가 없었다.
매티스 장관이 한국 도착 직후 서울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헬기로 현재 마무리공사가 한창인 평택 주한미군 기지를 20분간 둘러본 것도 한국의 주한미군에 대한 기여와 관련,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시 예정에 없었던 '헬기 시찰'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의 건의에 따라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도 주한미군에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규모가 이미 2018년도분까지는 결정돼 있고 이후 5년(2019~2013년) 치에 대한 협상이 일러야 올해 말쯤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협상이 아직 멀었는데 미리부터 동맹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본심을 드러내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도 서면답변에서 "향후 관련 대화가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공평한 분담금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해 어느 정도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워싱턴의 기류에 대해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은 일희일비할 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 "한미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면밀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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