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이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전략 종목인 매스스타트와 팀추월에만 출전하기로 하면서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와 대결이 무산됐다.
이승훈은 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개막한 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첫날 남자 5,000m 경기에 앞서 발표된 대진표에서 이름이 빠졌다.
애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승훈은 5,000m, 10,000m, 매스스타트, 팀추월 등 4종목에 출전신청을 했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의 '테스트 이벤트'인 이번 대회를 맞아 실제로 내년 올림픽 무대에서 전념하게 될 매스스타트와 팀추월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이날 5,000m는 물론 11일 예정된 남자 10,000m에도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 오는 19일 개막하는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4종목(5,000m, 10,000m, 매스스타트, 팀추월)에 나서야 하는 만큼 체력을 비축하려고 출전 종목을 줄였다.
이에 따라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 팀추월(10일)과 매스스타트(12일)에만 출전한다. 이승훈은 지난해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 우승자이다.
이승훈이 5,000m와 10,000m에 나서지 않게 되면서 크라머르와 대결도 펼쳐지지 않게 됐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10,000m에서 크라머르와 맞붙었고, 크라머르의 실수 덕분에 이승훈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크라머르가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레이스 도중 코스를 잘못 들어서는 실수를 범하며 탈락했고, 2위였던 이승훈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이승훈이 19일 개막하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야 하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차원에서 전략 종목인 매스스타트와 팀추월만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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